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오 제약 기업인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의 바이오시밀러 램시마 개발에 성공, 지난 8월 말 유럽시장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최종 승인을 얻어냈다. 회사 창립 11년만에 얻어낸 쾌거다. 연말까지 램시마의 판매준비를 마친 나라는 현재 핀란드, 포르투갈, 페루, 필리핀 등 27개국에 이른다.

◆ 대부분 시장이 가격에 민감해… 빠른 시장 침투 기대돼

현재 판매 가능한 27개국의 시장 규모는 어떻게 될까?

12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27개국의 오리지널 약 판매를 근거로 추정한 시장규모는 3000억원 가량이다. 2014년 1분기말에는 캐나다, 러시아, 브라질 등 거대시장이 포함되면서 1조2000억까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부분의 해당 국가가 정부나 보험사가 약을 지정하는 나라들로 입찰을 통해 약이 결정된다. 동일성분이고 약의 효과가 동일하다면 저렴한 약을 선택하는 게 일반적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한국의 경우 의약품 선택에 있어서 의사의 의존도가 커 기존에 사용하던 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지만 대부분의 해외시장은 품질이 동등하고 가격이 싼 약이 나오면 입찰을 통해 즉시 오리지널 약을 대체하게 된다"며 "이런 이유로 해외시장에서 램시마에 대해 관심이 매우 크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TNF-알파억제제 시장은 매년 증가세에 있고, 램시마가 다른 TNF-알파억제제를 대체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기 때문에 내년 매출에 대한 내부적인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셀트리온 "램시마, 내년에 2조시장 열린다"
◆ 판매재고 14년 하반기면 부족…증설·위탁생산도 고려 중

램시마의 유럽허가가 나기 전에는 셀트리온이 국내외 마케팅 파트너들에게 판매한 램시마 생산 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러나 입찰을 통해 약을 공급받는 국가의 경우 공급차질을 우려해 입찰 직후 최소 6개월치의 약을 바로 공급해줄 것을 요청하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에 재고우려는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회사는 오히려 생산시설 확충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 1분기면 시장 수요가 현재 셀트리온이 생산할 수 있는 최대 램시마 생산량을 초과하게 되서다. 2014년 하반기부터는 마케팅 파트너사들이 확보해야 하는 재고수요를 맞추지 못해 추가적인 생산역량 확충도 필요하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공장 증설과 밸리데이션, GMP인증 등에 걸리는 시간이 상당하기 때문에 상황에 따라 다른 회사에 램시마의 위탁생산을 맡기는 것도 검토 중"이라며 "내년 상반기면 판매재고에 대한 논란이 기우에 불과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매출 1조원 달성은 언제?

지금까지 한국 제약회사 중 매출 1조를 달성한 기업은 없었다. 올해 상반기에 유한양행이 4517억원을 기록해 1조원 달성의 가능성을 높였지만 하반기 상황에 따라 1조원 기록 달성은 내년으로 미뤄야 할 수도 있다.

셀트리온은 매출 계획이 순조롭게 달성된다면 국내 제약기업 최초 매출 1조원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4년 말까지 셀트리온이 추산한 판매 가능 시장의 규모가 2조4000억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중 가격 민감도가 높지 않은 일본과 한국, 터키 시장을 빼더라도 1조3000억원 가량이다.

또한 파트너사에 먼저 판매하는 셀트리온의 매출구조 특성상 셀트리온의 매출은 6~9개월 이상 먼저 시장을 반영한다.

이 관계자는 "2015년 초 프랑스, 영국,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유럽 빅5에서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만료돼 타깃시장의 규모가 4조2000억원까지 확대되는 만큼 램시마 매출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시장 진입속도가 다소 늦어진다 하더라도 2015년에는 매출 1조원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