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게임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굵직한 이슈가 많았다. 가장 큰 것은 정치권의 게임 규제 강화 움직임이지만 그외에도 다양한 이슈가 쏟아져 나오며 게임업계를 변화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했다.

우선 모바일게임의 급성장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카카오 게임하기’ 코너를 통해 전국민적으로 게임 열풍을 일으킨 모바일 게임은 올해에도 ‘윈드러너’, ‘모두의 마블’, ‘쿠키런’, ‘몬스터 길들이기’ 등 흥행작이 등장하며 거침없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라면 모바일 게임 시장이 큰 기업 중심으로 재편됐다는 점이다. 작년에는 ‘애니팡’을 개발한 선데이토즈, ‘아이러브커피’를 개발한 파티스튜디오 등 소규모 업체들이 시장을 이끌었다.

올해에는 CJ E&M 넷마블, NHN엔터테인먼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개발 인력만 수백명에 달하는 대형 게임사들이 구글플레이 등 앱스토어 최고 매출 상위권에 계속해서 게임을 올려놓고 있다. 이 때문에 게임빌과 컴투스가 합병하는 등 모바일 게임업계에서는 덩치를 키워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도가 나타나고 있다.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로 NHN엔터테인먼트와 CJ E&M 넷마블, 엠게임, 네오위즈게임즈 등의 업체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 규제는 고스톱 및 포커류 웹보드 게임에 대한 게임머니 구매 한도를 월 30만원으로 제한하고, 게임 한 판당 베팅할 수 있는 한도도 현금 1만원에 해당하는 게임 머니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하루 동안 현금 10만원에 해당하는 게임 머니를 잃게 되면 이틀 동안 접속이 차단된다. 웹보드게임업계에선 자율 규제안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결국 올해 8월30일 정부의 웹보드게임 규제안이 일부 수정을 거쳐 규제개혁심의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했다. 규제안은 내년 초 시행될 전망이다.

PC방 금연법 시행도 뜨거운 이슈였다. 2011년 개정된 ‘국민건강 증진법’이 올해 6월8일부터 시행된 것. 모든 PC방이 금연구역으로 지정돼 담배를 피우기 위해서는 별도의 흡연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PC방 업계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6개월의 유예 기간이 주어져 올 연말까지는 흡연을 해도 업주들이 처벌받지 않는다. 금연구역과 흡연구역을 따로 지정하고 연기 차단벽을 설치해 적극 대응하는 PC방도 있지만 많은 PC방들이 이런 여력을 갖추지 못해 불만을 토로하는 상황이다.

올해엔 게임업계의 양대 단체인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K-IDEA·옛 한국게임산업협회)와 ‘한국e스포츠협회(KeSPA)’의 협회장이 모두 국회의원으로 바뀌었다.

지난 1월에는 전병헌 민주당 의원이 e스포츠협회장으로, 2월에는 남경필 새누리당 의원이 K-IDEA 회장으로 취임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게임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했으나 정치권의 규제 강화 움직임은 여전히 거세게 진행되고 있다.

e스포츠도 올해 큰 변화를 겪었다. 우선 e스포츠의 대표 종목이었던 ‘스타크래프트’가 올해엔 ‘리그 오브 레전드’로 바뀌었다. 예전에는 별도의 협회나 단체가 e스포츠 대회를 열었으나 점차 e스포츠 종목인 게임을 만든 개발사가 직접 대회를 여는 경우가 많아졌다. 이는 개발사가 e스포츠를 중요하게 고려하기 시작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