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초반 상승세로 출발한 원·달러 환율이 이내 하락세로 반전했다. 앞으로 미국의 경제지표 발표가 잇따를 것으로 보여 환율 변동성은 더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오전 9시43분 현재 전 거래일 종가보다 0.2원 내린 달러당 1061.6원에 거래됐다.

개장과 동시에 2.1원 오른 상태에서 시작된 환율은 줄곧 상승폭을 줄여 소폭 하락으로 돌아섰다. 월말을 맞아 수출업체의 네고(달러화 매도) 물량에 대한 부담으로 환율이 하락 압력을 받기 때문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다만 지난주 연저점을 내준 당국이 환율의 추가 하락에 시장 개입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 하락폭은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 연방정부의 부분 업무정지(셧다운)로 미뤄졌던 주요 경제지표의 발표가 기다리고 있어 환율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지표는 이번 주에만 산업생산, 잠정주택판매, 물가지수, 소매판매, 주택가격지수, 기업재고, 소비자신뢰지수, 제조업지수 등이 한꺼번에 발표된다.

이에 따라 정부의 시장개입 여부도 주목된다. 정부가 최근의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가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주요 변수라고 보고 대응수위를 높이기로 해서다. 원화의 안정적인 흐름을 유도하겠다는 것이다.

기획재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한국경제가 가까스로 회복세로 접어들었는데 여기서 다시 주저앉으면 당분간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환율이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대외변수가 수그러든 상황에서 한국경제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것은 바로 환율"이라며 "지난 23일 정부와 한은이 공동개입에 나선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덧붙였다는 것.

기재부와 한은은 지난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4.50원으로 연중 최저점을 찍자 2008년 7월 이후 5년만에 공동으로 개입, 환율을 1060원대로 끌어올린 바 있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보다 앞서 "원화가치 상승속도를 늦춰야 한다"며 "숫자(환율)를 보면서 개입하겠지만 무작정 들어가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섣불리 시장에 개입할 경우 약발이 떨어지면 쏠림현상이 더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거시건전성 3종세트(선물환포지션·외국인 채권투자 과세·외환건전성부담금)를 포함해 여러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25일 "(환율) 변동성이 너무 크지 않게 하는 여러 수단이 있다"고 말해 최근 환율 움직임에 대한 인식을 같이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양적완화 축소를 늦춘 직후 가파르게 하락해 32일만에 1100원대에서 1060원대로 주저앉았다. 9월말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가치는 6.3% 절상돼 G20 국가 가운데 두번째로 높았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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