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주재 한국대사관이 다음 달 박근혜 대통령의 영국 방문 기간 업무 지원을 위해 현지 인턴 선발을 위한 면접에서 지원자들에게 ‘대통령 방미 때 벌어진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의 성추행 사건과 같은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대처하겠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해 구설에 올랐다.

27일 주영대사관에 따르면 대사관은 박 대통령의 영국 방문을 앞두고 프레스센터 운영을 담당할 인턴 공모에 지원한 지원자를 대상으로 지난 21~22일 2차 면접을 진행했다. 2차 면접은 대사관 직원 2명이 3~4명의 지원자를 대상으로 질의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해 25명을 최종 선발했다.

그런데 면접을 맡은 대사관 직원이 일부 지원자에게 “지난 방미 때와 같은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논란을 불렀다. 면접관은 답변을 피한 지원자에게 “심각한 상황이라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재차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이 성추행 상황 시 무대응을 강요하는 뉘앙스로 전달됐다는 논란과 관련 담당 면접관은 “성추행 문제가 벌어지면 은폐하지 말고 공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하려는 질문이 오히려 아무 대응을 하지 않을 사람을 뽑으려 한다는 오해를 산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성추행에 행동을 취하겠다고 대답한 지원자에게 떨어질 것을 암시했다는 내용도 인터뷰 후 모든 지원자에게 선발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을 한 것이 잘못 전달된 것”이라며 “모든 지원자와 통화해 오해를 부른 인터뷰 질문으로 상처를 받았다면 사과하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