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들이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크게 줄이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사업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대형 건설사들의 올해 재개발·재건축 수주 실적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건설은 올 들어 서울 고덕동 주공2단지, 경기 안산시 원곡연립1단지, 과천시 주공7-1단지 등 4개 사업장에서 1조798억원 규모의 물량을 수주했다. 지난해 실적(1조9624억원)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그나마 수주액 1조원을 넘긴 곳은 대우건설뿐이다. 지난해 1조1180억원의 도시정비사업을 따냈던 포스코건설은 지난달 말 기준으로 6725억원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현대건설은 올 들어 2곳(4167억원)의 사업을 따내 지난해(7817억원) 실적에 크게 못 미쳤다. GS건설은 ‘가재울뉴타운 6구역’ 재개발 1곳(2010억원)만 수주했다. 삼성물산도 지난 27일 올해 첫 정비사업으로 경기 과천시 주공7-2구역 재건축 사업을 따냈다.

대형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에 소극적인 것은 수익이 줄고 리스크는 커진 영향이다. 보통 재건축을 하면 가구 수가 기존 단지보다 20~30%가량 늘어난다. 늘어난 물량을 일반분양으로 돌려 조합원과 건설사가 수익을 취하는 구조다. 하지만 최근에는 주택경기가 위축돼 입지가 좋더라도 일반분양의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신규 택지가 거의 없는 도심에서는 재개발·재건축이 새 아파트를 공급하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며 “정비사업이 줄어 도심 입주물량이 급감하면 전세난이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