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전·월세 대책’ 발표 이후 전국의 모델하우스에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주 2만여명이 다녀간 서울 신길동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8·28 전·월세 대책’ 발표 이후 전국의 모델하우스에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주 2만여명이 다녀간 서울 신길동 ‘래미안 영등포 프레비뉴’ 모델하우스에서 방문객들이 단지 모형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물산 제공
“올해 안에 집을 사는 사람들은 각종 세제 혜택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참에 구매하자는 분위기가 적지 않은 듯합니다. 최근 입주를 앞둔 아파트 시세를 물어보는 사람도 부쩍 늘었습니다.”(김포한강신도시 A공인 대표)

‘8·28 전·월세 대책’ 등 정부의 각종 부동산 대책이 이어지며 주택 수요자들의 매수 심리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국민 두 명 중 한 명은 현재의 집값이 바닥이라고 생각하는 등 관망세를 보였던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최근 들어 거래가 늘고 집값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정부의 각종 대책 발표 이후 실수요자들이 서서히 움직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8·28 전·월세 대책’ 후 온기 도는 부동산시장


[Real Estate] "해 넘기기 전에 내집마련 해볼까"
부동산 정보업체인 닥터아파트가 최근 회원 526명을 대상으로 ‘8·28 전·월세 대책’ 발표 이후 주택 시장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의 53.1%는 “주택 시장이 이미 바닥을 쳤다”고 응답했다. 최적의 내집 마련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올해 4분기가 적기”라고 응답한 사람이 39.7%로 가장 많았다. 이어 △내년 2분기 이후 20.6% △내년 1분기 15.3% △올해 3분기 14.7% 등의 순이었다.

최근 들어 주택 거래량이 늘면서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는 것도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거래량은 5만6733건으로, 지난 8월(4만6586건)에 비해 21.8% 늘어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3만9806건)보다는 42.5% 급증한 물량이다. 지난 6월 말로 취득세 감면 조치가 끝나면서 7월에는 주택 거래량이 급감했으나 이후 정부 대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서서히 매매 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각종 세제 혜택도 주택 수요를 늘리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는 올해 안에 집을 사면 취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등 세금 혜택도 적지않다. 4·1 부동산 대책으로 올해 안에 6억원 이하 또는 전용 85㎡ 이하 신축주택과 미분양주택, 1가구1주택자 소유의 주택 등을 사면 5년간 양도소득세도 면제해준다.

취득세 면제 조치는 계약 시점이 아니라 소유권 이전 등기 또는 잔금 납부 시점을 기준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생애 처음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올해 안에 관련 절차를 끝내야 취득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4·1 부동산 대책에 따른 양도세 면제 혜택은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을 지급하면 적용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례·강남 등 유망 단지 분양 잇따라

다음달에는 수도권 유망 지역에서 분양 물량이 많아 수요자들의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와 위례신도시를 비롯해 지방에서는 혁신도시와 산업단지 등에서 아파트 공급이 예정돼 있다. 건설사들도 각종 세제 혜택이 끝나는 연말 안에 분양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 위례신도시에서는 경기도시공사가 공공분양 아파트 ‘위례 자연앤 래미안-e편한세상’을 공급한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공동 시공하는 단지로 총 1540가구다. 최근 선호도가 높은 전용 75~84㎡의 중소형으로만 구성된 게 특징이다.

현대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은 다음달 나란히 붙어 있는 위례신도시 C1-1블록과 C1-2블록에서 ‘위례 송파 힐스테이트’와 ‘위례 아이파크 2차’를 각각 공급할 예정이다. 이들 주상복합 아파트는 모두 85㎡ 초과 중대형으로만 구성된다.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단지들도 다음달 선보인다. 삼성물산은 서울 대치동 대치청실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대치청실’(1608가구) 일반 분양을 시작한다. 지하철 3호선 대치역과 도곡역이 가깝고, 학군이 좋은 대치동에 있어 청약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산업은 서울 반포동 신반포 한신1차를 재건축하는 ‘e편한세상 반포한신’(1487가구)을 일반에 분양한다.

국회 부동산 법안 통과가 변수

[Real Estate] "해 넘기기 전에 내집마련 해볼까"
다음달 지방에서 나오는 아파트 가운데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가 눈에 띈다. 우선 대우건설이 시공하는 부산 용호만 매립지 내 주상복합 아파트 ‘The W’(1488가구)가 다음달 공급된다. ‘The W’ 주상복합 아파트 사업 부지는 바다와 인접한 곳으로 전망도 좋고, 광안대교를 통해 해운대 신시가지로 접근이 편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롯데건설은 부산 동래구 사직동 사직1구역을 재개발한 ‘롯데캐슬사직’(1064가구)의 일반 분양분 764가구를 선보인다. 대전광역시에서는 ‘대전문지지구 경남아너스빌’(1142가구)이 공급된다. 충북 청주의 ‘호미지구 우미린’(1291가구), 세종시의 ‘M3블록 모아미래도’(1211가구) 등도 다음달 선보이는 대단지 아파트다.

부동산업계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각종 부동산 법안 통과 여부가 앞으로 주택 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취득세 영구 인하, 수직증축 리모델링 법안 등 부동산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최근 온기가 돌던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주택시장 활성화를 좌우하는 것은 주택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라며 “이를 위해서는 취득세 영구 감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수직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과 같은 부동산 관련 법안이 차질 없이 처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