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최대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 북부의 노지베섬에서 프랑스인과 이탈리아인 2명이 마을 주민들에 의해 불태워져 죽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지난 4일과 5일(현지시간) 이틀 동안 이번 집단 린치 사건에 연루된 주민 19명을 체포하는 한편 섬 주민들에게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4시까지 통행금지를 실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구 4만명의 유명 관광지인 노지베섬에서 지난 3일 수백명의 마을 주민이 프랑스인 1명과 프랑스계 이탈리아인 1명 등 2명을 붙잡아 해변에서 불태워 살해했다.이와 함께 현지 주민 한 명도 피살됐다.

이번 사건은 8세 된 현지 어린이가 실종된지 약 1주일만에 해변에서 숨진채발견된 것이 발단이 됐다.마을 주민에 따르면 납치됐다는 소문이 퍼진 어린이 시신은 물에 젖어 있었고 당시 생식기가 제거돼 있었으며 장기가 노출된 상태였다. 이후 이번 사건에 외국인이 관여됐다는 소문이 확산됐고 수백명의 주민들은 문제의 외국인이 체포돼 있다는 경찰서를 습격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이 실탄을 발포해 2명이 숨지기도 했다.

마을 주민들은 그러나 결국 2명의 외국인 신병을 확보해 집단 린치를 가한 뒤 살해했다. 보안 당국은 두 명의 유럽인이 고문을 당해 자백했으며 이어 암바톨로아카 해변에서 불태워졌다고 전했다. 두 명의 외국인이 피살되는 장면은 일부 주민에 의해 비디오 영상으로 담겨졌다. 영상에는 최소 100명 이상의 주민들이 외국인이 숨지는 과정을 지켜봤다. 주민 중 1명은 제복을 입고 무장한 상태였다.

한편 당국은 노지베섬 중심 도시 안도아니에 통행금지를 실시하고 경찰 병력을 배치해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노지베섬에는 약 700명의 프랑스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100명의 프랑스 관광객이이 섬을 방문한 상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정부는 노지베섬에 있는 자국민에게 밤에는 외출을 자제하도록 당부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