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이서현 동거시대가 열리나?’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이 총괄해온 패션사업을 삼성에버랜드가 인수함에 따라 여러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이 부사장이 패션업에서 손을 떼고 언니인 이부진 삼성에버랜드·호텔신라 사장이 이를 맡게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 사장이 삼성에버랜드의 사업을 챙겨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추측일 뿐이라는 게 삼성 내부 시각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패션사업 매각은 그룹 차원의 사업 구조조정을 위해 이뤄지는 것일 뿐 오너 일가의 지배구조 변화와 맞물려 진행된 게 아니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이 에버랜드로 옮겨진 패션사업을 계속 관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부진 사장도 에버랜드 경영총괄담당 사장을 맡고 있지만 전체 경영보다는 호텔신라와 관련된 급식, 리조트사업에 주로 관여해왔다.

다만 12월 초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를 봐야 명확한 흐름이 드러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윤주화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오는 12월1일 양도양수일 전까지 현 직책에 머물다가, 사장단 인사를 통해 에버랜드로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양사의 사명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모직 등 패션사업이 없어진 만큼 사명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바꿀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2000년대 중반 매출 비중이 줄어든 모직을 떼고, 영문명인 ‘제일인더스트리’ 등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도 “패션업 인수를 계기로 리조트 등 자산관리 쪽에 치우친 듯한 사명을 바꾸는 방안이 고려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