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진짜 식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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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 한번 하시죠' 인사말 할 때 수첩 꺼내 시간·장소 바로 정해야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kys@chunho.net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kys@chunho.net

그렇게 도착한 곳은 부산의 모 호텔, 다행히 약속시간보다 일찍 도착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나는 약속 장소에 먼저 도착해 식사자리가 불편하지는 않을지 확인했다. 준비가 다 됐다 싶어 자리에 앉아 손님을 기다렸다. 약속시간에 맞춰 두 분의 여성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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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두 분께 ‘언제 한번 식사 대접하겠습니다’라고 했던 게 여러 차례. 진심으로 했던 말인데 자꾸 약속을 잊어버렸다. 안 되겠다 싶어 날짜를 박아뒀다. 그 두 분과 회사 건물을 청소해주시는 한 분, 이렇게 식사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그날 서울에서 방송 녹화가 길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한 분은 참석하지 못해 두 분만 오셨는데 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돌아가는 길에 봉투도 하나씩 전달했다.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하던 두 분의 얼굴을 보니 약속을 지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면 이분들의 실망감을 그 무엇으로 대신할 수 있었겠는가.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가 있었다. 그분들에게 내가 받은 기쁨과 보람이 이렇게 클 줄이야.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오늘 하루 속앓이했던 일이 깨끗하게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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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면을 빌려 나도 식사할 날짜를 하나 콕 정해야겠다. “천호식품 직원 여러분, 10월4일 금요일 오후 6시 부산 L호텔로 초대합니다.
다 함께 식사 한 끼 합시다.”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kys@chunh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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