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과 '매파적' 성향의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의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 자진 사퇴 소식에 국내 채권시장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20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2%포인트 떨어진 연 2.85%를 나타냈다.

앞서 서머스의 자진사퇴 소식이 전해진 직후인 지난 16일에는 3년물 금리가 전 거래일 대비 0.06%포인트나 하락했었다.

10년물의 금리도 지난 16일 전 거래일보다 0.07%포인트 떨어진 데 이어 17일에도 0.03%포인트 하락하며 내림세를 지속, 연 3.47%까지 떨어졌다.

장기물인 국고채 20년물과 30년물의 금리도 16일과 17일 연속으로 하락해 2거래일 동안 각각 0.08%포인트, 0.09%포인트 떨어졌다.

채권 전문가들은 서머스의 자진 사퇴로 '비둘기파' 성향의 재닛 옐런 연준 부의장이 미 연준 의장직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채권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연준의 양적완화 유지 결정 직후 미국 국채금리가 지난 2011년 10월 이후 2년만에 가장 높은 폭으로 하락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당분간 채권값 상승 랠리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박동진 삼성선물 연구원은 "옐런이 차기 의장으로 지명될 될 경우 양적완화 축소 일정이 지연되거나 느리게 진행될 수 있고 글로벌 채권 금리도 시차를 가지고 완만히 상승할 수 있다"면서 서머스의 자진 사퇴와 양적완화 유지가 채권시장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봤다.

이재형 동양증권 연구원도 "지난 주말에는 서머스 유력설이 장기채권 투자심리를 불안하게 했지만 서머스의 자진 사퇴와 미국의 양적완화 유지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장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했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ykb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