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하는 로봇 이어 노인 돌보는 로봇 개발중"
“인간이 하기엔 어렵고 위험하고 재미없는 일, 이것이 로봇이 해야 할 일입니다. 군사용·청소용 로봇에 이어 노인을 돌보는 로봇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로봇 청소기 ‘룸바’로 일반인에게 친숙한 미국 기업 아이로봇. 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창립자 콜린 앵글(사진)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13’에서 기자와 만나 “처음부터 내 목표는 실용적인 로봇을 만드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사람처럼 두 발로 걷는 로봇, 바이올린을 켜는 로봇처럼 단순히 기술을 과시하거나 상용화할 수 없는 로봇은 처음부터 개발할 생각이 없었어요. 너무 비싸지 않고, 제조하는 데 너무 많은 돈이 들지 않고, 인간의 실생활에서 쓰일 수 있는 로봇을 만드는 데 집중한 게 회사를 빨리 키울 수 있었던 비결이죠.”

2001년부터는 군사용 로봇뿐 아니라 로봇 청소기 ‘룸바’를 만들기 시작했다. 2001년부터 13년간 1000만대 넘게 팔려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앵글 CEO는 “사람이 자주 해야 하면서도 어렵고 지겨운 일을 대신해주는 로봇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국은 룸바 수출 1호국이다. 앵글 CEO는 “정보기술(IT)에 친숙한 한국인은 로봇을 그들의 일상생활에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다”며 “한국 소비자는 워낙 까다로워서 한국인이 ‘좋다’고 한 제품이면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 팔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군사용·청소용 로봇을 이을 로봇군은 의료용 로봇이라고 봤다. 앵글 CEO는 “로봇 시장은 사람이 하기에 어렵고 재미없는 일을 대신하는 분야에서 커왔다”며 “사람의 수명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만큼 고령층이 독립적인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 우리 목표”라고 설명했다.

베를린=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