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분할 ‘바람’은 중소·중견기업에도 불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8월 말까지 코스닥시장에서 진행된 합병 및 분할 건수는 각각 43건과 10건으로 집계됐다. 작년 연간 합병(46건) 및 분할(10건) 건수와 맞먹는 수준이다.

합병의 경우 연관 사업을 벌이는 100% 자회사를 합치는 사례가 많았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카메라모듈 및 안테나를 만드는 파트론이 대표적인 예다. 이 회사는 100% 자회사인 래모트론 티알에프 에이씨티 등 세 곳을 흡수 합병했다.

파트론이 카메라모듈과 안테나를 만들 때 필요한 진동모터 등 부품 생산업체들을 끌어안았다. 파트론 관계자는 “각종 생산설비와 기술을 통합함으로써 비용을 절감하고 시너지를 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카드 제조업체 코나아이가 100% 자회사인 케이씨엠을 합병한 것도 비슷한 효과를 노린 것이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케이씨엠을 종속회사로 유지하는 데 드는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형 회계법인 관계자는 “연결재무제표가 도입되면서 100% 자회사의 실적은 모기업 재무제표에 그대로 반영되기 때문에 굳이 별도 회사로 둘 필요가 없어졌다”며 “이런 제도 변화도 합병 바람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일유업은 회사를 쪼갠 케이스다. 지난 4월 외식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엠즈씨드(가칭)란 별도 회사를 세웠다. 커피전문점 ‘폴바셋’ 등의 인기에 힘입어 신성장 동력으로 평가를 받는 사업부를 분할했다. 이동섭 SK증권 연구위원은 “사업부를 분할한 뒤 기업공개를 통해 지분 일부를 팔면 회사 입장에선 상당한 재무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