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 천호선 대표는 5일 통합진보당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의 핵심증거로 지목된 5월12일 모임에서의 '총기탈취·시설파괴' 발언이 농담이었다는 진보당 이정희 대표의 해명과 관련, "당황했을 수 있지만 국민을 속이거나 조롱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천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녹취록을 읽어본 누가 보더라도 진정한 토론이었지 농담으로 말했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이 대표가) 하고 싶은 얘기만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가 "자유로운 토론을 허용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라고 이석기 의원을 감싼데 대해서도 "사상의 자유는 중요하지만 폭력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는 것까지 관용하는 사회는 어디에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석기 의원에 대해 "국회의원으로서, 공당의 간부로서 헌법을 무시하고 헌법의 테두리 바깥에 있는 사고와 생각을 그대로 드러냈다"며 "국민에게 솔직히 밝히며 사과하고 수사를 받았어야 했다.

국민에게 일단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천 대표는 진보당과 한때 한솥밥을 먹던 정의당이 이 의원 체포동의요구서 처리를 당론으로 찬성한데 대해 "같은 진보정치를 추구해온 세력으로서 부끄러운 모습을 드러낸데 대해 수사를 촉구할 수밖에 없어 힘든 결정이었지만 긴 안목에서 결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사태에 대해 "저희도 책임이 있다"며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대표 경선 논란을 (사전에) 알지 못했는데, 이를 좌시하지 않고 바꾸려고 노력하는 데까지 이르지 못하고 분리(분당)돼 나와 바깥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한계를 느꼈다"고 토로했다.

천 대표는 이 의원의 의원직 자진사퇴 문제에 대해서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국정원도 이번 사건을 통해 개혁을 저지할 수 있다거나 국민의 여론을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