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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의 스마트 손목시계인 '갤럭시 기어'가 베일을 벗으면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기기로써 그 파괴력을 기대하는 분위기지만, 단독 기기로는 매력이 없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 2013'에서 손목시계 형태의 갤럭시 기어를 공개했다. 기대했던 것처럼 휘는(플렉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을 손에 꺼내 들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 많다.

'갤럭시 기어'는 전화를 걸고 받을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S 보이스' 기능을 사용하면 일정 추가, 알람 설정, 날씨를 음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시계줄에는 190만 화소 카메라인 '메모그래퍼'가 달려있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사진과 짧은 영상을 찍을 수 있다. 음성을 녹음해 텍스트로 전환하는 기능도 있다.

특히 갤럭시 기어는 갤럭시 스마트폰과의 연동성에 초점이 맞춰졌다. 갤럭시 기어에 '알람' 기능이 뜨면 스마트폰을 집어들기만 해도 해당 메일, 문자 전문 등을 자동으로 볼 수 있다.

권성률 동부증권 연구원은 "갤럭시 기어와 같은 스마트 손목시계는 그 자체 제품만으로 큰 의미가 있다기 보다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보조 디바이스 또는 자체 생태계를 확고히 하는 제품의 성격이 강하다"고 말했다.

갤럭시 기어를 통해서 웨어러블 디바이스에 관심이 높아지면 각종 센서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게 된다는 것. 특히 모바일 헬스케어 분야는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가장 활용될 수 있는 실용적인 모바일 서비스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경민 현대증권 연구원도 "2013년 IFA에서 갤럭시기어 등 신제품 발표를 통해 향후 스마트 기기가 어떤 신규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일부 누리꾼들은 "갤럭시 기어는 요즘 6~7인치 페블릿의 휴대성 단점을 커버해 줄 훌룡한 보완재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독 기기로는 아직 매력적인 기능이 없다" "디자인이 너무 평범하다" "배터리가 하루 밖에 못가는데 너무 많은 기능을 넣다보니 욕심을 부린 것 아닌가"라며 갤럭시 기어 자체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갤럭시 기어 발표, 이제 애플은 어떻게 대응할까?" 등 향후 경쟁사 제품을 궁금해 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애플은 내년에 '아이워치'를 출시할 것으로 예상되며, 구글의 안경형 스마트 기기인 '구글 글래스' 역시 출시 시기에 대해 여러 소문이 돌고 있다.

한편, 갤럭시 기어에 대한 외신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삼성이 '입는 컴퓨터' 시장에 뛰어들면서 이 분야를 선도할지 주목된다"고 보도했다. 반면 미 경제전문지 포춘은 "갤럭시 기어의 기능이 이미 기존 스마트폰에 있다는 점에서 구매 매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