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공청소기' 외국인…코스피 2000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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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증권사가 본 한국
10일 연속 'Buy 코리아' 2조6100억 흡입
10일 연속 'Buy 코리아' 2조6100억 흡입
외국인들의 ‘지원 사격’에 힘입은 한국 증시가 차별화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11거래일 만에 100포인트 넘게 단기 급등하면서 외국인들이 추가 매수를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의 주요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의 상대적 매력이 커 외국인 선호도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외국인 수급의 걸림돌이 될 만한 변수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스권 상단 여전히 부담
코스피지수는 5일 18.62포인트(0.96%) 오른 1951.65로 마감하며 석 달 만에 195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516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10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사들인 금액만 2조6155억원에 달한다.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넘기 힘들었던 1930선 위로 올라선 점은 고무적이지만 작년 이후 박스권 상단으로 작용해온 2000선까지 추가 상승 여력이 많지 않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김경덕 메릴린치 서울지점 주식영업부 전무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직 2000선을 상승의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1950선을 넘어선 이후엔 급하게 사기보다 일단 매수 고삐를 늦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간이 줄어들면 신규 매수보다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선언을 기점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늘면서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1900선으로 후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아시아 위기 ‘양날의 칼’
외환위기설이 제기된 신흥 아시아 증시에서 빠져나온 글로벌 자금은 당분간 한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 인상 사이클을 앞두고 전 세계 유동성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은 당연히 호재다.
김지성 노무라증권 리서치헤드는 그러나 “한국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 수출 비중이 14%로 중국(24%) 다음으로 높아 실제 위기가 닥친다면 한국도 역풍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으로 수출 기업들의 이익 가시성이 개선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나 장기적으로 아세안 지역의 위기는 수출 환경에 부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김영찬 모건스탠리 리서치센터장도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의 성장률이 기대만 못하다”며 전년 대비 올해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를 24%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좋을 것”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 원화 강세 현상이 재연되고 있어 외국인들이 다시 일본과의 저울질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외국계 증권사 주식영업 담당자는 “경기 부양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세무조사 등 주가에 부정적인 뉴스들이 잇따르고 있어 일부 투자자들은 관심을 일본으로 다시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내년 증시 전망은 나쁘지 않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증권은 각각 12개월, 6개월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2100으로 제시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좋을 것”이라며 2300까지 상승을 점쳤다.
박찬익 바클레이즈 전무는 “한국의 산업경기 사이클은 이미 바닥을 벗어났고, 대북관계 개선 등 외국인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 요인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
외국계 증권사의 주요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의 상대적 매력이 커 외국인 선호도가 지속될 것이라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외국인 수급의 걸림돌이 될 만한 변수도 적지 않다는 지적이다.
○박스권 상단 여전히 부담
코스피지수는 5일 18.62포인트(0.96%) 오른 1951.65로 마감하며 석 달 만에 1950선을 회복했다. 외국인은 이날도 5165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이며 10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이 기간 사들인 금액만 2조6155억원에 달한다.
코스피지수가 지난달 넘기 힘들었던 1930선 위로 올라선 점은 고무적이지만 작년 이후 박스권 상단으로 작용해온 2000선까지 추가 상승 여력이 많지 않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김경덕 메릴린치 서울지점 주식영업부 전무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직 2000선을 상승의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다”면서 “1950선을 넘어선 이후엔 급하게 사기보다 일단 매수 고삐를 늦출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간이 줄어들면 신규 매수보다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질 수 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선언을 기점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늘면서 연말까지 코스피지수가 1900선으로 후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아시아 위기 ‘양날의 칼’
외환위기설이 제기된 신흥 아시아 증시에서 빠져나온 글로벌 자금은 당분간 한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금리 인상 사이클을 앞두고 전 세계 유동성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이 같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은 당연히 호재다.
김지성 노무라증권 리서치헤드는 그러나 “한국의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지역 수출 비중이 14%로 중국(24%) 다음으로 높아 실제 위기가 닥친다면 한국도 역풍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의 경기 회복으로 수출 기업들의 이익 가시성이 개선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나 장기적으로 아세안 지역의 위기는 수출 환경에 부정적이라는 설명이다.
김영찬 모건스탠리 리서치센터장도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국가들의 성장률이 기대만 못하다”며 전년 대비 올해 상장기업들의 영업이익 증가율 전망치를 24%에서 14%로 하향 조정했다.
○“올해보다는 내년이 좋을 것”
단기적으로 엔화 약세, 원화 강세 현상이 재연되고 있어 외국인들이 다시 일본과의 저울질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외국계 증권사 주식영업 담당자는 “경기 부양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는 일본과 달리 한국은 세무조사 등 주가에 부정적인 뉴스들이 잇따르고 있어 일부 투자자들은 관심을 일본으로 다시 돌리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내년 증시 전망은 나쁘지 않다. 모건스탠리와 노무라증권은 각각 12개월, 6개월 코스피지수 전망치를 2100으로 제시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올해보다는 내년이 더 좋을 것”이라며 2300까지 상승을 점쳤다.
박찬익 바클레이즈 전무는 “한국의 산업경기 사이클은 이미 바닥을 벗어났고, 대북관계 개선 등 외국인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리스크 요인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