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찬 섬유산업연합회장 "섬유는 사양산업 아닌 용도 무한한 기초 소재"
“섬유산업은 사양산업이 아닙니다. 연계와 융합이 빈번한 분야로 창조경제의 핵심입니다.”

노희찬 한국섬유산업연합회장(사진)은 “2000년대 이후 주춤했던 섬유산업이 최근 힘찬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확장이 가능한 분야”라고 강조했다. 노 회장은 고강력 레이온계 원사 세계 1위 기업인 삼일방직 회장으로 2008년부터 섬유산업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섬유는 우주와 항공, 자동차, 가구, 전자 등 많은 산업과 연계해서 내구성과 기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초산업”이라고 설명했다. 예컨대 탄소섬유는 철보다 강도가 10배 이상이지만 무게는 4분의 1밖에 되지 않아 접목 방식이나 분야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쓰일 수 있는 소재라는 얘기다. 많은 국내 섬유업체가 연구소를 두고 슈퍼섬유(탄소섬유 아라미드섬유) 스마트섬유(의료용 섬유, 디지털 의류) 에코섬유(재활용 섬유, 생분해성 섬유) 등을 만들고 있다.

노 회장은 “2000년 187억달러에 달하던 섬유 수출액은 2009년 116억달러로 떨어진 뒤 2010년 139억달러, 2011년엔 159억달러로 반등했다”며 “원사부터 직물 가공, 염색, 디자인, 최종 의류 봉제까지 5~10개 대·중소기업이 뭉쳐 신기술을 개발하는 공동프로젝트가 큰 몫을 했다”고 말했다. 협소한 국내 시장을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나눠 먹는 방식이 아니라 세계시장을 겨냥해 함께 제품을 개발하고 시장을 공동으로 개척하는 동반 성장 전략이 효과를 발휘했다는 것이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신섬유 제품은 2007년 536건에서 2012년 1390건으로 늘었다는 게 노 회장의 얘기다. 그는 “지난 4일부터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섬유교역전에도 중소기업과 대기업이 협력해 개발한 신섬유가 많았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섬유 중소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제품을 판매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정부와 지자체, 관련 단체들이 힘을 합쳐 도와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