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임창용 '빅리그' 입성
임창용(37·사진)이 마침내 ‘꿈의 리그’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는 4일(현지시간) 오른손 사이드암 투수 임창용을 40인 로스터(명단)에 포함했다고 발표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승격한 것.

시카고 컵스 산하 트리플A팀인 아이오와에서 뛰어온 임창용은 9월 확대 엔트리가 시행된 뒤 두 차례나 메이저리그 합류 선수 명단에 포함되지 않아 사실상 올해 승격이 어려운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았다. 컵스는 4일 투수 마이클 보든을 40인 로스터에서 빼고 임창용을 빅리그로 불러올렸다.

1995년 한국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기아 타이거즈 전신)에서 프로에 데뷔한 임창용은 이로써 19시즌 만에 세계 최고의 무대인 메이저리그에서 뛰게 됐다. 임창용은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2002년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거쳐 미국행을 타진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입찰금액이 기대에 훨씬 못 미친 65만달러에 그쳐 메이저리그 진출을 스스로 포기하기도 했다.

임창용이 가세하면서 현역 한국인 메이저리거는 추신수(신시내티 레즈), 류현진(LA 다저스)과 함께 세 명으로 늘었다. 박찬호를 시작으로 메이저리그 14번째 한국인 선수다. 임창용은 이상훈, 구대성, 박찬호에 이어 네 번째로 한국·미국·일본 프로야구에서 모두 뛴 선수로 이름을 올린다.

임창용은 컵스에서 일본 야쿠르트 소속일 때 등번호였던 12번을 단다. 임창용은 메이저리그 승격과 함께 이날 오후 홈 구장인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스 전에서 등판 대기에 들어갔으나 투구 기회를 얻지는 못했다.

해태에서 데뷔해 삼성을 거쳐 2007년까지 한국에서 뛴 임창용은 13년간 104승66패 168세이브를 올리며 특급 투수 반열에 올랐다. 2008년 야쿠르트와 계약한 그는 5년간 11승13패 128세이브, 평균자책점 2.09라는 화려한 기록을 세웠다. ‘미스터 제로’ 등의 애칭을 얻으며 2009년 역대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팬 선정 올스타에 뽑혔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