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소연이 4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골프&리조트에서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욕심을 버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플레이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유소연이 4일 충남 태안 골든베이골프&리조트에서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그는 “욕심을 버리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플레이가 살아났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2년차 징크스요? 우승이 없어 아쉬운 것 빼곤 꾸준한 성적을 내고 있어 만족스럽습니다. 우승 없이도 어느새 상금랭킹 5위까지 올라왔네요. 이제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해봐야죠.”

여자골프 세계랭킹 5위 유소연(23·하나금융그룹)에게서 ‘2년차 징크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해 미국 LPGA투어에서 신인상을 받은 유소연은 올해 우승컵을 한 차례도 안아보지 못했다. 일각에서 2년차 징크스 아니냐는 말이 나왔지만 정작 자신은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차 있었다. 한화금융클래식의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1년 만에 한국 대회에 참가한 유소연을 4일 충남 태안의 골든베이골프&리조트에서 만났다.

○“욕심을 버리니 페이스 되찾아”

美 LPGA 진출 2년차 유소연 "웨그먼스 커트 탈락이 오히려 藥됐죠"
“작년에 LPGA투어에서 신인으로서 톱10 피니시율 1위를 하면서 정말 잘 쳤어요. 그래서 올 들어 작년과 더 비교를 많이 하나봐요. LPGA에서 앞으로 10년 이상 더 칠 텐데 시작 단계인 지금 조급할 필요는 없죠. 올해 아직 우승은 못했지만 메이저대회에서 시즌 내내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 만족스럽습니다.”

실제로 유소연은 나비스코챔피언십 2위, US여자오픈 3위, 혼다LPGA타일랜드 공동 3위, 노스텍사스LPGA슛아웃 공동 4위, 킹스밀챔피언십 8위, 월마트NW아칸소챔피언십 2위 등 올해 톱10에 여섯 번 들었다. 상금 89만달러를 벌어 상금랭킹 5위에 올랐고, 어느새 세계랭킹도 5위가 됐다. 다만 메이저대회인 웨그먼스LPGA챔피언십에서 커트 탈락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유소연은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냈다.

“그때 심적으로 가장 힘들었습니다. 제가 완벽주의자 성격이 강해서 작년보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과도한 연습으로 저를 혹사시켰어요. 스스로 부정적인 측면만 부각시켰던 거죠. 커트 탈락하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들더군요. 잘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저를 힘들게 했던 거죠. 그때부터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페이스를 찾아가기 시작했습니다.”

○“투어 뛰며 주변 경관에 매료”

1년 동안 전 세계를 도는 투어 생활에도 익숙해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인근 토렌스에 살고 있는 유소연은 투어 생활을 통해 미국 전역과 세계 주요 골프장을 돌아다니면서 드넓은 자연을 즐기고 있다. 그는 “골프의 발상지 세인트앤드루스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역사를 좋아하는데 유서 깊은 건물들과 골프장, 바다가 어우러져 인상적이었다. 바닷가 공원에서 조깅했던 기억을 잊을 수 없다”고 지난 7월 브리티시여자오픈을 회상했다.

“올 시즌 시작 전 메이저대회 우승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이제 다음주에 열릴 마지막 메이저대회 에비앙챔피언십에서 우승에 도전합니다. 또 하나 더하자면 올해 새 후원사가 돼준 하나은행이 주최하는 LPGA 하나·외환은행챔피언십에서는 꼭 우승하고 싶어요. 작년엔 아쉽게 마지막에 놓쳤는데 올해는 후회를 남기지 말아야죠.”

○먼 거리부터 짧은 거리로 퍼팅연습


아마추어 골퍼를 위해 퍼팅 연습법도 공개했다. 유소연은 “골프를 잘하려면 자기만의 템포를 가져야 한다”며 “스마트폰의 메트로놈 앱을 틀어놓고 연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대회 전 퍼팅 연습법도 소개했다. 그는 “그린에 티 6개를 3개씩 두 줄로 평행하게 꽂은 뒤 퍼터를 들고 직사각형 안에서 스트로크를 일직선으로 하는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스트로크와 공의 방향이 일직선이 됐으면 먼 거리에서부터 짧은 거리로 줄여가면서 홀에 공을 넣는 연습을 한다. 유소연은 “처음엔 열 걸음 정도 거리에서 시작해 차츰 가깝게 다가간다”며 “이후엔 5m 내외에서 집중적으로 퍼팅을 연습한다”고 설명했다.

태안=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