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수 "자율협약 잉크도 마르기 전 물러나라니 섭섭하지 않겠나"
“지난 7월31일 STX조선해양의 자율협약서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물러나라고 하니 누구인들 섭섭하지 않겠습니까. 물론 경영 참여 여부는 채권단이 결정하는 것입니다. 다만 STX그룹을 정상화하는 데 역할을 하고 싶은 게 저의 바람입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사진)은 4일 서울 남대문로 STX 남산타워에서 퇴근하는 길에 기자와 만나 채권단의 퇴진 요구에 대한 심경을 이같이 밝혔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전날 강 회장을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STX조선해양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강 회장은 채권단의 이 같은 결정에 서운한 심정을 드러내면서도 “경영 정상화와 대주주의 경영 참여는 별개의 문제”라며 자신의 퇴진을 둘러싼 채권단과의 갈등이 자율협약 중인 회사 정상화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듯했다.

특히 지나치게 경영권에 연연하는 게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에 대해 “STX그룹은 반드시 살려야하지만 내가 반드시 경영권을 유지하겠다는 욕심은 없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그러나 “중국 다롄조선소 매각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해 추진해온 과제들을 끝내지 못 하게 되는 것은 무척 안타깝다”고 털어놨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