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산동 G밸리 내 지식산업센터에서 기계설계 업체를 운영하던 A대표는 최근 경기 용인시에 있는 지식산업센터로 이전을 결정했다. 사세가 커지면서 회사 이전을 고려하던 중 서울과 비교해 저렴한 분양가와 매머드급 규모로 신축된 지식산업센터가 마음에 들어서다. 이에 A대표는 G밸리의 공장시설을 처분하려고 했지만 경기 침체 여파로 매매가 여의치 않아 결국 임대를 놓고 G밸리 내 공장시설을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법규상 지식산업센터를 임대 수익을 목적으로 취득해 활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2009년 8월 이전에는 개인이 수익형 부동산 개념으로 지식산업센터를 사서 임대를 주기도 했지만 투기를 조장한다는 이유로 정부가 개인의 지식산업센터 취득을 금지했기 때문이다. 현재는 입주에 적합한 업종의 사업체만 지식산업센터를 분양받을 수 있다.

그런데 이미 지식산업센터를 소유하고 있는 기업이 경영상 변수로 지식산업센터를 매각하거나 회사를 이전해야 할 상황에 처하면 해당 시설을 임대 놓을 수 있다. 최근에는 경기 불황의 여파로 부동산 매매 시장이 침체된 상황이라 매수자를 찾는 게 쉽지 않은 실정이다. 지식산업센터 입주에 적합한 업체들 역시 매입보다는 월세 물건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는 추세다.

임대로 지식산업센터를 구하려면 다른 부동산 상품처럼 입지 여부를 잘 따져봐야 한다. 지하철역에 가까울수록 월세가 비싸기 때문이다.

김현승 라이온스부동산 대표는 “가산동 G밸리 지식산업센터 1개 유니트(전용 132㎡ 기준)의 월세는 지하철역까지 거리에 따라 190만~250만원으로 차등 책정된다”고 말했다. 또 역세권 입지와 더불어 건물 건축연도와 대규모 단지 내 공장·업무시설인지 여부도 월세 가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일반적으로 연면적 6만6115㎡에 500유니트 이상이 공급되면 대단지로 분류한다.

법원 경매를 통해 낙찰된 지식산업센터가 임대 물건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임대 수익을 겨냥해 경매시장에서 지식산업센터를 매입하는 투자자도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공장시설이 필요한 임차인은 공장시설 내 설비 사용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실제로 낙찰자가 설비 가동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물건을 낙찰받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지식산업센터 분양정보회사인 다온리얼에스테이트의 설주익 대표는 “지식산업센터 입주가 적격한 업체이지만 경제적 여건으로 매입이 어렵다면 임대를 통해서 입주를 타진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최성남 한경닷컴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