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비롯한 아시아 신흥국들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세계 3대 신용평가사인 피치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을 현재 상태로 유지했다.

피치는 22일 “한국의 가계부채와 글로벌 경제, 금융 환경 변동 등 대내외 불안 요인이 한국 신용등급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신용등급을 현재의 ‘AA-’로, 전망은 ‘안정적(stable)’으로 유지한다고 기획재정부에 공식 통보했다.

피치는 높은 경제 회복력과 엄격한 재정 규율, 환율 유연성 등 거시경제정책 펀더멘털이 양호해 이런 평가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5%, 2분기 2.3% 각각 성장한 점은 엔화 약세가 한국의 수출 경쟁력 및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은행 부문을 포함한 경제 전반의 대외 건전성은 단기외채 비중 감소와 충분한 외환보유액, 경상수지 흑자 등으로 2008~2010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나아져 최근 글로벌 위험회피 환경에 잘 대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피치는 한국의 가계부채와 공기업 부채, 지정학적 위험도 관리 가능하다며 현행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한편 다른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의 대표단은 지난 21일 기재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등을 방문해 중기 성장 전망과 재정건전성 등을 살펴보고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