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사소한 물품들의 대단한 탄생
미국의 슈퍼마켓 주인 실번 골드먼은 1937년 매장에서 고객들이 직접 들 수 있을 만큼의 물건만 구입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사실은 그의 뇌리를 떠나지 않았다. 골드먼은 바퀴 달린 접의자와 바구니를 만들어 매장에 비치했다. 고객들은 처음에는 반기기는커녕 슬슬 피했다. 그래서 골드먼이 카트를 밀고 다니는 사람들을 고용하자 일반인들도 애용하게 됐다.

《일상을 바꾼 발명품의 매혹적인 이야기》는 일상에서 마주치는 물건들의 탄생 비화를 흥미롭게 엮었다. 노트북, 현금자동지급기, 종이컵, 운동화, 껌 등은 매일 당연하게 접하는 물건들이지만 발명되기까지 인류는 불편하게 생활해야 했다.

이 책은 사무실과 공적인 삶, 놀이와 여가, 살림과 주거, 기술과 도구, 옷과 액세서리, 음식과 음료, 건강과 신체 관리, 이벤트와 기이한 물건 등 8장으로 나눠 약 400가지 발명품을 소개한다.

그물침대는 남아메리카 인디언들의 발명품을 15세기 서구의 정복자들이 유럽으로 가져온 것이다. 신용카드는 다이너스클럽을 창업한 프랭크 맥나마라가 1949년 뉴욕의 한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고 난 뒤 지갑이 없어 곤혹스러운 일을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감자칩은 미국 문레이크호텔의 주방장 조지 크럼이 음식 투정을 하던 손님의 구미를 맞추기 위해 개발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