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가는 부동산 시장에 뛰어가는 재건축 단지 있다
취득세 감면 종료에 여름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서울 재건축 단지들이 ‘거래 급감’과 ‘가격 하락’이라는 이중고를 겪는 가운데서도 잠실 주공5단지 등 일부 단지는 가격이 급등해 눈길을 끈다. 이들 단지의 가격 상승은 재건축 추진 본격화 등 ‘반짝 호재’여서 전체 재건축 시장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부동산 업계의 분석이다.

5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잠실동 ‘주공5단지’ 전용 77㎡는 이달 들어 10억4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취득세 감면 종료 여파로 지난 6월 말 9억6000만원까지 떨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한 달 새 8000만원가량 오른 셈이다. 인근 잠실박사 공인 대표는 “취득세 감면 혜택이 끝났지만 지난달 7건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일부 집주인들이 급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잠실 주공5단지의 집값 오름세는 지난 3일 치러진 추진위원장 선거 효과 때문이다. 주공5단지는 올해 초 추진위원장이 법원에서 직무집행 정지 가처분 결정을 받으면서 재건축 사업이 난항을 겪어왔다. 하지만 이번에 새 추진위원장이 선출되면서 재건축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 석봉수 주공5단지 추진위원은 “직무집행 정지됐던 위원장이 다시 선출됨에 따라 연말까지 조합설립 총회까지 마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조합 해산을 두고 갈등을 겪었던 서울 길동 ‘신동아1·2차’도 최근 재건축 기대심리가 살아난 아파트다. 이 단지는 지난해 일부 주민이 “재건축 주민 분담금이 너무 높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고 조합해산에 나서면서 갈등이 커졌다. 하지만 조합이 최근 설계 변경을 통해 분담금을 낮추기로 비대위와 합의하면서 재건축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길동 S공인 관계자는 “최근 전용 73㎡가 약 3억원으로 한 달 새 1000만~2000만원 정도 상승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