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 때 야권에서 라이벌 관계를 이룬 민주당 문재인 의원과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최근 때아닌 '트위터 정치' 경쟁을 벌이고 있어 주목된다.

양측 모두 "상대방을 의식한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선을 긋고 있지만 트위터 공간에서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며 존재감 부각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분위기다.

'서해 NLL(북방한계선) 대화록' 공개 정국의 한복판에 뛰어든 문 의원에게 트위터 글은 대여(對與) 공격을 위한 주요 무기로 활용되고 있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폭풍 트위터'를 올리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 주장에 정면으로 반박하는가 하면, 원본을 열람해 포기 발언이 사실로 드러나면 정계를 은퇴하겠다고 배수진을 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의 대화록 일방공개에 대한 청와대 배후설이나 박근혜 대통령과의 사전교감설 등을 제기하는 등 '돌직구' 화법으로 박근혜정부와 각을 세웠다.

문 의원은 지난 2일 '정상회담 회의록 제출 요구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이후에는 최저임금제, 진주의료원 사태 등에 대한 의견을 올리며 의제를 다양화하고 있다.

지난주말에는 대표적 친노 인사인 명계남씨의 '1인 연극'인 '콘트라베이스'를 관람한 소감을 올리기도 했다.

트위터 뿐 아니라 그날그날의 일정을 소화한 뒤 블로그에 후기를 공개하고 있다.

'국정원·NLL 블랙홀'이 정국을 삼켜버리면서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지게 된 안 의원도 트위터 공간을 주요 발언무대로 삼아 입지 확보에 나서고 있다.

정상회담 회의록 제출 요구안에 대한 국회 본회의 표결이 있던 지난 2일 안 의원은 "대통령기록물 원본을 공방의 대상으로 삼아 공개하는 것은 나라의 미래, 정치발언을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는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졌다.

이어 다음날인 3일에도 트위터 글을 통해 원본 공개 반대의 이유를 거듭 설명했다.

안 의원은 지난달 2일에는 '손님이 식당에 들어가 무엇이 맛있느냐고 묻자 주인이 '옆집은 맛이 없다'고만 해 나가버렸다'는 비유로 자신을 견제하는 민주당을 우회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상임위 활동과 일상을 소개하는 '소프트'한 글로 '속살'을 드러내면서 일반 국민과의 소통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달에는 문 의원이 안 의원에게 '소주나 한잔 하자'고 제안했다고 기자들에게 전하자 안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소주'란 단어는 안썼다"고 반박하는 등 문 의원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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