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쇼크 직격탄에…해외 채권펀드 자금 이탈 가속
미국 국채 금리 등 글로벌 금리가 상승하면서 지난달부터 투자자들이 해외 펀드에서 발을 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채권형 펀드와 멀티인컴 펀드에서 집중적으로 자금이 빠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4일 발표한 ‘6월 국내 펀드시장동향’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해외투자펀드 수탁액은 61조140억원으로 5월 말 62조2130억원보다 1조1190억원 감소했다. 5월 말까지 각각 15개월, 10개월 연속 자금이 순유입된 해외재간접 펀드와 해외채권형 펀드가 6380억원과 630억원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재간접 펀드에는 대부분의 하이일드 펀드(고위험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와 멀티인컴 펀드(고위험 채권·리츠·배당주 등 꾸준히 수익을 내는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들이 속해 있다. 지난해 7월 6조2000억원이었던 해외재간접펀드 수탁액은 5월 10조3800억원으로 67%가량 늘었다. 금융투자협회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발표 이후 국내외 채권 금리가 오르고 글로벌 증시가 타격을 받으면서 환매가 크게 늘었다”며 “당분간 고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투자펀드의 수탁액은 5월 말 279조4930억원에서 6월 말 278조9920억원으로 5016억원 감소했다. 채권형 펀드 수탁액이 49조2190억원에서 47조3160억원으로 1조9030억원 줄었지만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67조380억원에서 68조5950억원으로 1조5570억원 늘었다. 금투협은 “저가매수 목적의 자금이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및 해외 부동산에 투자하는 펀드의 수탁액은 사상 최대 규모인 21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 17조4000억원에 비해 23.5%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94.8%는 사모펀드였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대체투자 대상으로 상업용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