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23일(현지시간) 간첩죄로 기소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어느 나라로 향하건 송환 등을 위해 그 나라의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비밀 감시 프로그램을 폭로한 스노든은 그동안 홍콩에 은신해오다 이날 일단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했으며 쿠바나 베네수엘라 등 제3국으로 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주 스노든을 간첩죄 혐의로 기소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홍콩에 범죄인 인도 요청을 했던 미국은 홍콩 정부가 스노든의 출국을 허용하면서 송환 계획에 차질을 빚게 됐다.

미국 법무부는 이날 "그가 경유하는 국가의 사법 당국에 필요한 협조를 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다이앤 파인스타인(민주·캘리포니아) 상원 정보위원장도 "추적은 계속되고 있다.

그의 경로를 반드시 뒤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정치인은 스노든의 출국을 허용한 홍콩과 그를 받아들인 러시아 당국을 비난했다.

척 슈머(민주·뉴욕) 상원의원은 "홍콩의 처사는 매우 실망스럽다.

중국이 홍콩에 얼마나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지 보여주는 것"이라며 "중국의 손이 개입됐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에 눈엣가시 같은 일이라면 뭐든 마다하지 않는다.

시리아, 이란 문제에 이어 스노든 문제까지도 그렇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이 미국-러시아 양국 관계에 심각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키스 알렉산더 NSA 국장은 스노든의 '반역 행위'로 인해 그와 같은 시스템 운용자에 대한 보안이 더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알렉산더 국장은 이 감시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표는 잠재적 테러 공격 가능성을 미리 방지하고 이 프로그램을 통해 50여건의 테러 위협을 차단했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