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2·3세가 포함된 대마초 유통·상습투약자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인천지검 강력부(정진기 부장검사)는 대마초를 유통하거나 상습적으로 피운 혐의(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로 현대그룹가 3세 정모씨(28) 등 4명을 구속기소하고 모 유명 출판업체 대표의 장남 우모씨(33)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인천공항세관, 미공군특수수사대(OSI)와 함께 공조 수사를 벌이는 검찰은 또 해외에 체류 중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차남 김모씨(27) 등 4명을 지명수배했다. 이들은 지난해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 소속 주한미군 M(23) 상병이 군사우편으로 밀반입한 대마초 994g 가운데 일부를 한국계 미국인 브로커 A씨(25)로부터 건네받아 피운 혐의를 받고 있다.

M 상병이 지난해 9월 원두커피 봉지 안에 숨겨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들여온 대마초는 브로커를 통해 정씨와 김씨에게 건네졌다. 정씨는 이 대마초 중 일부를 지난 2010년 공연기획사를 함께 운영한 우씨 등 직원들과 함께 피운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우씨 등에게 대마초를 판매한 목사 아들(27)과 병원장 아들(30)의 혐의도 드러났다. 한편 검찰은 김 회장의 차남인 김씨가 평소 오른팔 마비 증상에 따라 치료 목적으로 미국에 머무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대부분이 유학을 다녀온 유명 집안 자제들이었다”며 “김씨를 포함한 지명수배자들의 신병을 빨리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