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고용시장 지난달에도 회복세 지속
미국 고용시장이 지난달에도 회복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이 3차 양적완화 출구전략을 시작할 정도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에 힘입어 뉴욕 증시는 7일(현지시간) 큰 폭의 상승세로 장을 시작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분야 일자리 수가 17만5000개 늘어났다. 16만3000개에서 16만9000개 정도 늘어날 것으로 봤던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실업률은 4월 7.5%에서 7.6%로 소폭 상승했다. 하지만 더 많은 사람이 고용시장에 참여했기 때문으로 오히려 좋은 소식으로 분석됐다. 42만명이 일자리를 찾아 새로 고용시장에 진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5월 실업률이 4월과 같은 7.5%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었다.

신규 일자리 수 17만5000개는 최근 1년간의 평균인 17만2000개를 소폭 웃도는 수치다. 미국 연방 정부의 예산 감축(시퀘스터) 영향으로 고용 시장이 악화됐을 것이라는 우려를 잠재웠다. 정부의 일자리는 줄어 들었지만 민간 부문에서 기대보다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고용시장이 모멘텀을 이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Fed의 정책 변화를 이끌어낼 정도는 아니었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 참석해 경기 회복세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몇 번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용은 Fed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경기 지표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해 9월 3차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하면서 “고용시장이 상당한 수준으로 개선될 때까지 3차 양적완화를 지속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 Fed 총재 등은 월평균 20만개의 신규 일자리 수를 Fed가 출구전략에 나설 수 있는 기준으로 제시해 왔다.

견조하지만 Fed를 만족시키지는 못한 고용 지표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오전 11시 현재 15,210.73으로 전날보다 1.13% 상승했다. ING의 폴 젬스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고용지표가) 걱정할 만큼 약하지도, Fed가 출구전략에 나설 만큼 강하지도 않았다”면서 “골디락스(물가상승 없이 고성장을 이어가는 이상적 경제상황)라는 말이 떠올랐다”고 말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