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조율 과정서 늦어져…연루자 대부분 처벌 면할 듯"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중국 충칭(重慶)시 당 서기에 대한 재판이 임박했다고 대만 언론이 27일 보도했다.

대만 중앙통신(CNA)은 보시라이 사건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 단계이며 재판이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그간 보시라이 재판 임박설이 끊이지 않으면서도 재판이 진행되지 않은 것은 중국 정치권 내부 조율 과정에서 시간이 걸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시라이와 관련된 인사들이 광범위한데다 그 중 상당수는 요직에 있어 보시라이에 대한 재판을 섣부르게 시작하면 중국 사회 내에 미치는 충격파가 클 수 있었다는 것이다.

아울러 보시라이 처벌에 대한 의견이 갈리고, 일부 인사들은 처벌에 강력하게 반대한 점도 재판이 미뤄진 요인이라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하지만 왕리쥔(王立軍) 전 충칭시 공안국장 등 이미 처벌된 측근 인사들을 제외한 대부분 관련자에 대해 죄를 묻지 않는 쪽으로 가닥이 잡히면서 돌파구가 마련됐다.

이와 관련,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과 왕치산(王岐山) 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가 직접 나서 이 같은 기준을 마련했고 실제 재판에 대비한 모의재판 연습도 최근 끝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언론은 개인 부패, 뇌물 수수, 직권 남용 등의 부분이 재판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형량은 사형집행유예(死緩·2년간 태도변화 등을 관찰하고서 무기징역 등으로 감형되는 것)가 내려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됐다.

앞서 중국 공산당은 지난해 9월 보시라이를 출당 처분하면서 그가 뇌물 수수, 직권 남용, 인사규정 위반, 여성 편력 등의 범죄 또는 당 기율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고 공표했다.

일부 중화권 매체는 중국 수뇌부가 국가 중대사를 논의하는 연례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열리는 오는 7∼8월을 전후해 보시라이 재판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중화권 매체들은 처벌 수위와 관련해선 지금까지 사형집행유예와 함께 무기징역, 징역 20년 등 다양한 가능성을 제기했다.

(타이베이연합뉴스) 류성무 특파원 tjd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