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서울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주변 일대. 이곳은 53만8000㎡로 대부분 논과 밭이다./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24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서울 방이동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주변 일대. 이곳은 53만8000㎡로 대부분 논과 밭이다./정동헌 기자 dhchung@hankyung.com
“송파구의 핵심 주거단지와 가깝고 주변에 큰 도로가 있어 개발 여력이 적지 않습니다. 앞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증가할 겁니다.”

24일 서울 방이동 A공인 관계자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해제된 주변 토지(53만8000㎡) 가치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밭과 비닐하우스, 주말농장이 들어서 있는 올림픽선수촌아파트 주변 땅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라는 족쇄에서 풀려 개발 기대감이 되살아나고 있다. 이날 중개업소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의 기대감을 반영하듯 문의 전화가 잇따랐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수도권 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경기 부진과 장기간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른 매물 증가 등의 영향으로 거래 활성화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전망이다.

○서울지역 거래 활성화는 ‘아직’


토지거래허가구역서 해제된 서울·경기지역 둘러보니…
서울은 방이동 암사동 등 강남권 일부 알짜땅과 강서구 노원구 은평구 등 시 경계지역의 토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대폭 해제됐다.

방이동 일대 토지 소유들은 거래 제한 해제로 장기투자를 고려하는 외지인들의 입질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일대는 그동안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다 거래허가까지 받아야 해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거래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져 매매가 쉬워졌다. 이 때문에 주민들은 3.3㎡당 200만~300만원에 불과한 땅값이 50만~100만원은 오를 여지가 생겼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거래가 당장 실현되기는 어렵다고 주변 중개업소는 내다보고 있다. 방이동 대한공인 관계자는 “토지주들의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그린벨트가 풀리기 전까진 거래가 늘어나는 건 쉽지 않다”며 “오히려 매물이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의 다른 해제지역도 마찬가지다. 이번에 허가구역에서 풀린 암사동 양지마을 일대도 그린벨트다. 양지마을 드림하우징공인 관계자는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외지인들이 관심을 보일 것”이라며 “그린벨트라는 더 큰 제약 조건이 완화돼야 거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 여의도동·당산동·대림동 일대 해제 지역은 대부분 한강둔치나 안양천 주변의 국공유지이다.

○임야가 대부분인 경기


경기에서는 파주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에 따른 수혜지역으로 꼽힌다. 교하동과 운정1·2·3동 일대는 파주시에서 마지막 남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었다. 교하동의 명성공인 관계자는 “운정신도시에 접해 있기 때문에 가격 상승 기대감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하남시는 이번에 32.22㎢(1만1375필지)가 풀렸다. 천현동 창우동 일대는 그린벨트이고 미사보금자리지구는 보상이 끝나 거래가 이뤄질 만한 곳이 아니다. 미사동 뉴경인공인 관계자는 “전답이 풀려야 거래가 활성화되는데 이번에 해제된 곳은 전부 임야”라며 “당장 개발 가능성이 낮아 아직은 시큰둥한 분위기”라고 전했다.

화성시는 당초 기대와 달리 동탄면 일대 신도시권이 허가구역에 포함되지 않아 다소 실망하는 분위기다. 동탄면 K공인 관계자는 “작년 송산면과 비봉면 등 서부권 대부분이 해제됐지만 토지 거래량은 거의 늘지 않았다”며 “동탄면 등이 허가구역으로 남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현/이현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