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리프 총재·인도 총리, 상대국 방문 서로 요청
아프간전 종결 문제도 긍정적 효과 기대


최근 실시된 파키스탄 총선에서 야당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의 나와즈 샤리프 총재의 승리로 파키스탄과 인도의 '앙숙관계'가 개선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남아시아 주요국가인 이들 양국이 관계개선을 도모하면 아프가니스탄 문제에도 긍정적 효과가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샤리프 총재, 대인도 관계 개선에 '적극적'
관계개선 노력에는 샤리프 총재가 적극적으로 나왔다.

그는 13일 파키스탄 라호르에서 양국간 오해와 불신을 불식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곧 열릴 자신의 총리 취임식에 만모한 싱 인도 총리를 초청했다고 취재진에 밝혔다고 파키스탄 일간지 익스프레스트리뷴이 전했다.

그러면서 상대국에 서로 갖고 있는 오해는 해소해야 한다면서 자신과 싱 총리가 오랫동안 이 문제로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전날에는 인도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변덕스런 양국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면서 인도가 자신을 초청하건 하지않건간에 인도를 방문하겠다고 다짐했다.

인터뷰가 끝난지 수시간 만에 싱 총리가 화답했다.

싱 총리는 샤리프 총재의 입장을 전적으로 반기면서 '역사적인 총선에서 확실한 승리를 거둔' 샤리프 총재에게 축하인사를 전했다.

싱 총리는 성명에서 "인도는 양국관계의 새로운 길을 그리는 과정에서 파키스탄의 새 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샤리프 총재가 언제든지 편한 시간에 인도를 방문해줄 것을 요청했다.

유세기간 대인도 관계 개선의지를 보였던 샤리프 총재는 자신의 이전 집권기간이던 1990년대말 대인도 관계개선에 힘을 썼다.

그러나 군사쿠데타로 쫓겨나는 바람에 노력의 결실을 보지 못했다.

◇ 양국, 1947년 분리독립 이후 계속 '으르렁'
1947년 영국 식민지배에서 각각 분리독립한 인도와 파키스탄은 독립이후 줄곧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내 무슬림 세력이 분리주의 운동을 전개할 때 무슬림과 힌두교 신자간 충돌로 수많은 이들이 희생됐다.

1947년 무슬림 세력과 인도가 각각 영국으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도 양측간 유혈충돌이 이어졌다.

양국은 독립한 해와 1965년 카슈미르 영유권 문제로 전면전을 벌였다.

히말라야 지역인 카슈미르 영유권 문제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은 채 양국관계에 최대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카슈미르를 양분하는 양국은 휴전선 일대에서 크고작은 충돌을 자주 빚고 있다.

여기에다 파키스탄 당국 지원을 받는 것으로 추정되는 파키스탄 테러단체가 인도에서 종종 테러를 저질러 양국관계 악화를 부채질한다.

아시아 맹주격인 인도와 파키스탄간 관계가 개선되면 아프가니스탄 전쟁 마무리 문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치게 된다.

아프간 탈레반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파키스탄과 인도가 양국간 및 역내 안정을 추구하게 되면 아프간 문제의 원만한 해결도 자연스레 도모할 것이기 때문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아프간내 영향력 확대를 위해 치열하게 물밑경쟁을 벌여오는 상황이다.

아프간에 주둔해온 미군 위주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은 2014년말 철수할 예정이다.

총선 직전 언론 인터뷰를 통해 미국 주도 대테러전에서 이탈하겠다고 밝힌 샤리프 총재는 대미관계와 관련, "두 나라는 서로 (상대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가 있다"며 신중하게 접근했다.

파키스탄에선 미국의 무인기 공격 등으로 반미감정이 고조돼 있다.

한편 파키스탄 카라치 증시 KSE 100 지수는 친기업 성향의 샤리프 총재가 새 정부를 이끌면 경제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13일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KSE 100 지수는 이날 오후 거래에서 직전 영업일 대비 1.68% 급등, 2만250.42 포인트에 도달, 처음으로 2만선을 돌파했다.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yct94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