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청이 지난 5월1~4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주최한 세계여성발명대회에 참가자 김유경씨는 생활 속 아이디어를 출품해 금상까지 차지했다.

그녀는 지난해 말 난처한 경우를 당했다. 휴대폰 전화 송수신 소리가 갑자기 끊겼는데 다행히 이어폰을 꽂으면 통화는 가능했다. 문제는 이어폰 줄을 정리하는 게 여간 성가신 게 아니었다.

핸드백 속의 휴대폰을 꺼내려면 줄이 엉켜있어 이어폰을 귀에 꽂기도 전에 전화가 끊겨 버리기도 했다. 그렇다고 휴대폰 몸체에 이어폰 줄을 둘둘 감아두자니 모양새도 안 나고 간수하기도 쉽지 않았다.

사정은 그녀에만 해당된 게 아니었다. 휴대폰으로 음악 등을 듣는 주변의 다른 사람들의 비슷한 불편을 호소했다. 손재주 남다른 김유경씨는 이어폰 줄을 정리할 아이디어를 스스로 찾아보겠다고 궁리에 궁리를 거듭했다.

해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휴대폰 케이스 옆면에 이어폰 줄 고정하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었다. 물론 이어폰 줄 고정장치는 이미 시중에 나와 있는 제품도 있다. 그러나 장치가 불쑥 뛰어나와 보기에도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손에 쥐기에도 불편했다.
휴대폰의 이어폰 줄 정리 “이젠 걱정 끝”
김유경씨가 고안한 고정장치는 가죽 인조가죽 실리콘 등 부드러운 재질을 선택한 게 남다르다. 부드러운 재질을 단추나 실(스티치)로 고정하는 것이다. 나비나 꽃 모양의 가죽이어서 보기에도 좋고 손에 잡히는 느낌도 부드럽다는 평가다.

그녀는 손수 가죽을 재단하고 고정장치를 박아 사용자들로부터 “정말 괜찮다”는 반응을 얻고 실용신안 특허를 등록했다. 그리고 여성 기업인이나 여성개인이 특허청에 특허, 실용신안, 디자인을 출원, 또는 등록 한 발명품을 출품하는 이번 세계여성발명대회에 이 아이디어를 선보여 금상까지 받게 됐다.

김유경 씨는 “세계여성발명박람회 기간 동안 관람객들로부 ‘아하’라는 반응을 들었을 때 기분이 정말 좋았다”며 “국내 통신회사 관계자가 상품화를 위해 따로 협의하자고 제안해와 약속 날짜도 잡아 놓았다”고 활짝 웃었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