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립대학을 찾아 졸업 축사를 하면서 냉소주의를 거부하라고 강조했다.

이 대학은 대통령 선거를 꼭 6개월 앞둔 지난해 5월 같은 날 오바마 대통령이 새로운 선거 캠페인 슬로건인 '앞으로'(forward)를 선보이면서 대선 출정식을 했던 곳이다.

그는 이날 5만7천여명의 졸업생과 친구, 가족에게 민주주의에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길만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정부를 바로잡고 미국의 미래에 대한 무모한 냉소주의를 타파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정치 체제는 사소한 일에 매몰돼 있으며 소수의 사회 엘리트 집단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고 한탄했다.

특정 정치 집단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국민 대표 기관인 의회가 최근 총기 규제, 이민 개혁, 예산 삭감 등의 현안에서 상류층 등의 이해관계만 대변한다는 비판이 바탕에 깔린 발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러분은 미국 시민으로서 아직 연약한 경제를 재건하거나 빈곤 및 기후변화에 맞서 투쟁하는 등 더 큰 일을 성취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오직 여러분만 이런 악순환을 깰 수 있다.

오직 여러분만 민주주의를 최상의 상태로 물려줄 수 있다.

그러려면 헌신적이고 박학다식하며 참여하는 시민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강한 민주주의를 위해, 또 소수의 로비스트 등이 다수 국민 의사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못하게 투표를 하거나 선출직에 출마하거나 기업체를 세우거나 시민·사회단체에 동참하라고 권유하기도 했다.

허리케인 샌디 강타, 보스턴 마라톤 대회 폭발 테러,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참사 등 지난 1년간 일어난 비극은 미국민이 공동선(善)을 위해 얼마나 단합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오하이오주립대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했다.

매년 서너곳의 대학에서 졸업 축사를 해온 오바마 대통령은 19일 조지아주 애틀랜타 소재 모어하우스대학과 24일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의 해군사관학교에서도 연설할 예정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