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여경을 원하고 있다.”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경찰 서열 ‘넘버2’인 치안정감에 오른 이금형 경찰대학장은 여성 경찰의 중요성을 이같이 표현했다. 1977년 순경 공채로 경찰 제복을 입은 이 학장은 아동·청소년 문제, 성폭력, 학교폭력 등 생활안전 업무의 최고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성매매 피해여성 긴급지원센터, 성폭력 피해자 지원을 위한 원스톱지원센터도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이 학장은 “성폭력·가정폭력·학교폭력·불량식품 등 ‘4대 사회악 척결’이 주요 국정목표라는 사실이 시대가 여경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내가 여성·청소년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었던 배경도 성폭력 피해자들의 절절한 사연들을 외면할 수 없었던 엄마의 마음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성폭력 피해자를 위한 인프라 구축은 사명감을 가지고 악착같이 노력해 이뤄낸 일”이라며 “시대가 여경의 모성애를 필요로 하는 만큼 자기 자식이 피해를 입었다는 생각을 갖고 솔선수범하는 여경들이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롤 모델로 삼고 있는 후배 여경들에게 “자기 분야에서 최고 프로가 돼야 한다”며 “그 출발점은 자신감을 바탕으로 경찰로서의 소명감과 사명감을 갖는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육아 문제만큼은 정부의 지원과 경찰 조직의 배려를 통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학장은 “이성한 경찰청장의 역점사업 중 하나가 경찰 관내 육아시설 확충”이라며 “경찰은 2015년까지 22개, 이번 정부 내에 100개의 육아시설을 만들어 24시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