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요코하마의 ‘베이사이드 마리나’는 목재를 저장하는 항구시설이었다. 하지만 물동량이 줄어들면서 불법 계류하는 어선들이 늘어나고 빈번해진 해상사고, 폐기물 증가 등의 문제점이 드러나며 활용도가 떨어지게 됐다. 해결책으로 채택된 것은 장기적인 도시계획에 따른 마리나시설 및 주변 상업시설과의 시너지를 유도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단순 항구에 불과했던 베이사이드 마리나는 요트 계류시설, 보트 수리장, 클럽하우스, 수상레스토랑, 아울렛 등이 들어서면서 일본 최대 해양복합시설로 탄생했다. 이제는 국제 보트쇼를 비롯해 소규모 요트 전시판매행사가 연간 10여회 진행되는 매력적인 해양레저관광지로 변모했다.

세계해양산업협의회에 따르면 세계 해양레저산업 규모는 2006년 470억달러(약 50조원)에서 2010년 751억달러(약 80조원)로 성장했다. 이 기간 레저용 보트도 2300만척에서 2710만척으로 늘어나는 등 해양레저시장이 또 하나의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0년에 ‘마리나 항만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2019년까지 목포, 여수, 제주 김녕, 부산 수영만, 강릉 등 전국 10개 권역에 마리나 32개소를 개발해 전국에 총 43곳의 마리나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 최근 전남은 전국 최초로 999㎞에 달하는 요트길 조성을 계획했으며, 경기는 요트·보트 제조 클러스터인 전곡해양산업단지 일대를 호텔과 컨벤션센터 등이 결합된 ‘요트 허브’로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해양레저산업 활성화에 기본이 되는 기술력은 한참 떨어지는 형편이다. 소형 레저선박의 주요 부품들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관련 업체가 영세해 재료, 설계, 공법, 디자인, 생산기법 등의 분야에서도 기술 투자 및 전문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양레저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요트, 모터보트 등 미래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유망제품 개발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이 요구된다. 독자 브랜드 육성도 간과할 수 없는 과제다. 마리나 등 인프라 구축과 이벤트 산업의 활성화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뛰어난 선박 제조기술과 정보기술(IT), 전자, 자동차 관련 기술을 접목하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문화체육관광부에 분산돼 있는 지원체계도 정비할 필요가 있다.

해양레저는 유망한 미래산업이다. 품격 있는 관광문화의 주축이란 점에서 ‘국민행복’과도 관련이 있다.

권문상 < 한국해양과기원 해양정책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