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대표로 있는 일본유신회 당대회 참석 포기"

거친 언동으로 물의를 빚어온 일본의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80) 일본유신회 의원(전 도쿄도 지사)이 건강 악화에 정치적 입지마저 흔들리는 등 곤궁한 처지에 빠졌다.

2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이시하라 의원은 지난달 27일 도쿄 시내 한 병원에 입원했다.

일본유신회의 측근은 그가 감기로 입원했다며 3월22일 국회 본회의에 출석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결석했다.

한 달이 지난 28일 현재 그는 여전히 입원 중이다.

병명을 두고도 스포니치 등 일부 매체는 '가벼운 뇌경색'이라고 보도하는 등 각종 설(說)이 나오고 있다.

이시하라 의원이 공동 대표를 맡고 있는 일본유신회의 당대회(30일·오사카)에도 불참하게 됐다고 요미우리 신문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신문은 이시하라 의원이 곧 퇴원할 예정이지만 체력이 떨어진 탓에 오사카로 이동하는데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후지TV는 이시하라 의원이 당 대회에 결석하는 대신 영상 메시지나 전화로 인사말을 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걱정은 건강뿐만이 아니다.

이시하라 의원은 장남 노부테루(伸晃·55)와 삼남 히로타카(宏高·48)를 자민당 의원으로 키웠지만, 둘 다 요즘 표정이 밝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민당 간사장을 지낸 노부테루는 지난해 9월 당 총재 경선에서 유력 후보로 꼽히다가 낙선한 뒤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에서 환경상을 맡고 있다.

하지만 특별히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삼남 히로타카는 필리핀에 카지노를 지으려고 하는 업체와 불법 유착했다는 아사히신문의 보도로 궁지에 몰렸다.

이시하라 의원은 하시모토 도루(橋下徹·43) 오사카 시장과의 일본유신회 주도권 다툼에서도 밀리는 양상이다.

지난해 말 강력한 보수 야당을 만들겠다며 도쿄도 지사직을 버리고 국회로 복귀했지만, 당의 중심은 오사카에 쏠려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도 도쿄보다는 오사카 쪽에서 당선자가 다수 배출됐다.

국회에서도 승승장구하는 아베 총리에 밀리며 그다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주간 아사히는 이시하라 의원의 오랜 친구인 다카하시 히로시(高橋宏) 수도대학도쿄 이사장을 인용해 이시하라 의원이 최근 "도지사를 그만두지 않는 게 좋을 뻔했다"고 토로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chung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