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통신, 부대이동, 핵실험, 미사일 발사 등 정찰

주한 미군의 고공전략정찰기 U-2기가 지난 1976년 이후 거의 매일 북한에 대한 비밀 정찰 감시 임무를 수행해왔다고 미국 군사전문지 '성조'(Stars and Stripes)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은 한국의 오산 공군기지에 있는 U-2 정찰기 조종사 등 항공병 200여 명이 북한 군사 통신과 부대 이동, 핵실험, 미사일 시험발사 준비 상항 등을 감시해왔다며 이같이 전했다.

오산 공군기지 군 당국자들은 조종사들의 정확한 비행 지점을 묻는 질문에 U-2기 관련 사항들은 기밀사항이라면서 확인을 거부했다.

그러나 제 5정찰비행대 소속 데릭 크랙스버거 중령은 우방인 한국의 상공을 정찰해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에 웃으면서 "그건 아니다"라고 대답했다.

크랙스버거 중령은 최대 12시간을 비행할 수 있는 U-2기는 이륙 이후 급상승해 고도 6만 3천 피트 이상 지점에서 비행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집한 정보는 정보 분석요원들이 모여 있는 지상 작전통제실로 전달된다면서 정보 분석요원들은 1백여 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크랙스버거 중령은 또 U-2기가 때로는 상업용 항공기들보다 배 이상 높은 고도 7만 피트 이상을 비행한다면서 따라서 U-2기 조종사들은 지구의 곡선과 밤낮의 경계선도 관찰할 수 있을 정도라고 소개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유성우가 내리는 것도 목격했다"면서 "비행기 밑에서 유성들이 불탔다"고 털어놨다.

지구 상공에서는 최첨단 드론(무인기)이나 위성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과는 달리 오산의 미 공군은 비행과 착륙이 곤란한 냉전시대의 유산인 U-2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크랙스버거 중령은 "U-2기는 안전도가 낮고 파손되기 쉬워 운전대 없는 트럭에 비유된다"면서 "대부분 사람의 반응이 아직도 U-2기를 사용하고 있느냐는 반응을 많이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룡 아가씨'란 별명을 갖고 있는 U-2기는 냉전이 극에 달한 지난 1950년대 중반 옛 소련과 중국 등 공산주의 국가들을 정찰하기 위해 처음 도입됐다.

U-2기는 1960년 옛 소련 상공에서 격추된 적이 있으며 1962년에는 쿠바 상공에서도 격추된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부와 군사 당국자들은 몇 년 전부터 U-2기를 폐기하고 드론이나 현대식 정찰 장비로 대체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U-2기가 정보 수집에 가장 비용이 적게 드는 효율적인 정찰기라며 폐기에 반대하는 의견이 강력하게 대두하고 있다.

이름을 조지라고 밝힌 오산 공군기지의 U-2기 조종사는 "1955년 이후 U-2기의 기본 구조나 조종 및 착륙 장치에 별다른 변화가 없었으나 엔진이나 전자 장치, 통신 장비는 현대식으로 교체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더욱 중요한 점은 U-2기에 장착된 감시 센서들이 최첨단이며 미국의 정보 수집과 감시, 정찰 능력을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개량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