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대통령, 1970년대 아르헨티나 상황에 비유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서거에도 베네수엘라 사회에 차베스주의는 오랜 기간 계속될 것이다.

아르헨티나에서 페론주의가 그랬던 것처럼…"
11일(현지시간) 우루과이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La Republica) 인터넷판에 실린 호세 무히카(77) 우루과이 대통령의 글이다.

무히카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의 현재 상황이 후안 도밍고 페론 전 대통령(1895∼1974년) 사후 아르헨티나와 비슷하다고 진단했다.

무히카 대통령은 "앞으로 차베스 없는 차베스주의를 보게 될 것"이라면서 "아르헨티나의 페론주의와 마찬가지로 베네수엘라에서 차베스주의가 매우 오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페론주의는 1940년대 페론 전 대통령이 주창한 정치 이데올로기로, 국가사회주의의 한 형태다.

페론주의는 아르헨티나 현대 정치사를 지배하는 하나의 이념이자 중남미 지역 포퓰리즘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서민과 노동자 등 기층 민중의 절대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하는 페론주의는 아르헨티나 사회에 녹아들어 있는 생활 자체다.

페론주의에 대한 아르헨티나 국민의 지지는 상상을 초월한다.

아르헨티나 정치권에서 페론주의가 차지하는 비중은 광범위하다.

1940년대 이래 치러진 모든 선거에서 좌파든 우파든 페론주의의 전통을 부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페론주의 유산을 잇고 있다는 점을 내세운다.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과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부부 대통령 역시 페론주의자를 자처한다.

한편 아르헨티나의 유명 언론인인 호르헤 라나타는 전날 브라질 일간지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와 인터뷰에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중남미의 민족주의 운동과 포퓰리즘의 리더가 되려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중남미 강경좌파 그룹에서 차베스의 계승자를 자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라나타는 아르헨티나,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에콰도르, 니카라과, 쿠바 등을 강경좌파 그룹으로 묶었다.

라나타는 차베스의 사망이 임박하면서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강경좌파 그룹의 리더가 되려는 시도를 본격화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당국과 1990년대 발생한 폭탄테러사건을 공동 조사하기로 합의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나온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