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초등학교에 들어갈 아들을 둔 주부 김모씨(37)는 혁신학교인 판교 보평초등학교를 배정받을 수 있는 아파트를 알아보다 깜짝 놀랐다. 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보평초등학교 입학이 가능한 단지와 그렇지 않은 단지의 집값 격차가 2억원 가까이 났기 때문이다.

7일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경기불황에도 ‘명문학교 배정 여부’가 주택시장에서 집값 상승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성남 판교신도시 보평초 주변이 대표적 사례다. 2009년 보평초·중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되면서 이곳 일대가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인근 보평고등학교가 지난해 과학중점고로 전환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

보평초에 배정받을 수 있는 단지는 삼평동 봇들마을 7~9단지다. 국민은행 주택시세에 따르면 봇들마을 8단지 전용 84㎡형은 현재 평균 시세가 7억7000만원이다.

반면 봇들마을 4단지는 같은 평형이 6억원이다. 시세 차이가 1억7000만원에 이른다. 삼평동에선 금토천을 사이에 두고 북쪽에는 봇들마을 1·2·4단지가 있고, 남쪽으로 7·8·9단지가 자리잡고 있다.

서울 목동 역시 지역주민들이 선호하는 목운중학교 배정이 가능한 단지의 집값이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됐다.

이 학교는 목동지역 고가 아파트로 꼽히는 하이페리온, 파라곤, 트라팰리스 등이 몰려 있는 곳에 있다. 목운중 입학이 가능한 목동7단지는 전용 89㎡형이 9억500만원이다. 반면 목운중을 보낼 수 없는 인근 목동4단지 전용 95㎡형은 시세가 7억9500만원이다. 더 큰 아파트인데도 1억원 이상 낮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투데이의 양지영 리서치자문팀 팀장은 “최근 분양 중인 동탄2신도시나 송도, 세종시 등에서도 학군수혜 단지들이 등장하고 있고, 동탄2신도시의 경우 내달 분양예정인 ‘반도유보라 아이비파크’가 대상에 포함돼 어느 정도 관심을 끌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 단지 인근에는 교육시설 전용토지가 있어 학교는 물론 교육수련관 수영장 도서관 등 교육 관련 시설이 집중 건설될 예정이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