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에서는 다소 불리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흐름을 처음부터 뒤바꾸기 위한 '총력전'이 첫 경기부터 펼쳐질 전망이다.

제1회 대회 4강 진출, 제2회 대회 준우승을 차지한 한국은 그 이상의 결과로 영광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첫 경기에서 반전의 계기를 찾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지난달 12일 대만에 들어와 전지훈련을 치른 한국은 6차례 연습경기에서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불안을 안기던 투수진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것과 달리 '역대 최고'라는 평가를 받던 타격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한국은 6차례 연습경기에서 총 13득점을 올리는 데 머물렀다.

전체적으로 타격 감각이 떨어진 것은 물론이고 주도권을 잡을 수 있는 흐름이 툭툭 끊어지거나 실책으로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주는 등 집중력과 응집력도 많이 무뎌진 모습이다.

대표팀 구성원들은 하나같이 "본선에 가면 달라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지만 마음 한구석에서 피어오르는 불안감까지 감추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달 28일 마지막 연습 경기에 나선 선수들은 '긴장감'과 '불안감'을 언급하는 등 결코 편하지만은 않은 표정이었다.

물론, 기본적인 능력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수들이어서 타격 사이클이 상승세를 탄다면 언제든 분위기는 뒤바꿀 수 있다.

관건은 얼마나 빨리 그 상승 동력을 찾느냐다.

네덜란드와 벌이는 2일 1차전이 중요한 이유다.

이 경기에서 그동안의 부진을 훌훌 털어버린다면 감각을 상승 궤도에 올려놓고 상위 라운드까지 훨훨 날아오를 수 있다.

반대로 1차전에서도 부진이 이어진다면 다음 경기에 부담감이 더 커지면서 감각도 더욱 내리막으로 향하는 악순환이 거듭될 수도 있다.

대표팀 류중일 감독도 "본선에서는 작은 점수차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큰 만큼 적극적으로 작전을 낼 것"이라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에이스 윤석민의 1차전 출격이 예상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한국과 경쟁을 벌이는 팀들도 비슷한 사정이다.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대만 역시 최근 연습경기에서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를 거듭 펼쳤다.

부실한 공격력과 조직력이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대만도 첫 경기에서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이 때문에 첫 경기부터 흐름을 끌어오기 위해 메이저리그 출신의 왕젠민을 등판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B조에서 상대적인 약체로 꼽히는 네덜란드와 호주도 이런 평가를 뒤집기 위해 초반부터 강한 인상을 남길 필요가 있다.

특히 이 팀들은 1차전에 패배해 얕잡히기라도 하면 '1승 제물'을 만들기 위한 상대팀들의 에이스와 연달아 맞붙는 운명을 맞을 확률이 높아, 깊은 인상을 남겨야 하는 숙제가 있다.

최약체로 평가받는 호주의 경우 구위가 좋다고 알려진 크리스 옥스프링을 대만과의 첫 경기에 선발로 내세울 것이라는 전망까지 주변 관계자들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분위기다.

(타이중<대만>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sncwo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