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24개국·유엔 외교사절 접견…中·태국·호주 등 女지도자들도 만나

박근혜 대통령이 27일로 사흘간의 '취임식 외교'를 마무리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존 키 뉴질랜드 총리에 이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전화통화를 잇따라 갖고 양측의 외교관계 강화와 북핵 대응 해법 등을 논의했다.

이로써 지난 25일 취임식 당일부터 숨가쁘게 진행돼온 '취임 외교'는 일단 이날로 마무리가 된 셈이다.

무엇보다 이번 취임 외교는 지난 12일 발생한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불거진 한반도 안보 위기 대응이 최대 관심사였다.

특히 한반도 안보 지형에 영향력이 큰 주변 4강국 외교사절들과의 접견에서 북핵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북한의 핵무장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주변국들과의 외교적 협력을 강조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과 긴밀한 북핵 대응에 공감하고 일본에 대해서는 쓴소리를 하면서도 북핵 문제에 힘을 합치기로 한 점 그리고 북한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에 대해서도 이전 정부에 비해 더 신경을 쓰는 등 접근 방식 자체는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홍 위원은 또 "북핵에 대해 강한 대응을 천명하면서도 유엔 고위관계자를 만나 '대북 인도적 지원과 북한의 호응'이라는 점을 언급, 대화의 끈을 놓지는 않겠다는 점을 강조한 것은 이명박 정권과는 다른 대목으로 바람직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홍 위원은 "러시아도 북한 문제와 관련해 중요한 4강 중 하나임에도 빅토르 이샤예프 부총리 겸 극동개발부 장관과의 접견은 상대적으로 중요성을 크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톰 도닐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장관급)이 온 만큼, 한미간에 북핵 문제에 대해서 깊은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윤 교수는 "지금 중국과의 관계는 전 정부에 비해 상당히 업그레이드 됐다는 느낌을 갖는다"면서 "중국도 우리측에 특사를 보내고 우리도 유일하게 중국에 특사를 보낸 점에서도, 중국 스스로 전략적인 측면에서 한국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는 점에서도 그런 분석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윤 교수는 "취임식 외교에도 불구하고 지금 안보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아 북한의 핵문제가 긴박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주도적으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지 못해 아쉽다"고 언급했다.

한편, 박 대통령의 '취임식 외교' 일정은 빡빡하게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취임식 당일 6개국 정상 및 정상급 외교사절을 만난데 이어 다음날인 26일에는 18개국(일본 중복) 정상급 외교사절들을 차례로 접견했다.

15~20분 간격으로 접견 일정이 이어진 셈이다.

박 대통령은 중간 중간 경축 리셉션에 참석하고 국무총리 임명장을 수여하거나 청와대 실장과 수석비서관 인선안을 결재하기도 했다.

또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으로서 각국의 여성지도자들을 대거 접견했다.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를 시작으로 류옌둥 중국 국무위원, 미첼 바첼렛 전 칠레 대통령, 마리솔 에스삐노사 페루 제1부통령, 응예 티 조안 베트남 부주석, ?틴 브라이스 호주 총독 등 각국 정상이나 여성 최고 공직자들이 많았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