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와 택지지구 등지에 기반시설이 들어서지 않아 입주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건설업체가 책임을 거의 떠맡고 있어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A건설은 2009년 10월 인천 영종지구에 1300여가구의 아파트를 분양했지만 2008년 9월 불거진 글로벌 금융위기에 직격탄을 맞아 분양률이 50%를 밑도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A건설은 작년 9월 아파트를 준공했고 100여가구만이 입주했다. 하지만 100가구 입주 비용으로 220여억원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제3연륙교 등 분양 당시 약속했던 기반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화가 난 입주민들을 달래기 위해 잔금을 깎아주고 입주 청소비·관리비·피트니스센터 이용비 등을 대납해 준 결과다. 인근 사업지에서 500여가구를 분양한 B건설도 입주지원 명목으로 68억원을 투입했고, 결국 자금난 악화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들 업체는 영종도와 청라지구를 잇는 제3연륙교 등 개발사업이 확정된 것처럼 광고해 최근 법원으로부터 분양가의 12%를 분양자에게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기도 했다.

건설업계는 기반시설의 시행 주체가 아니고, 당초 사업부지를 매입할 때 기반시설 조성비용까지 지불했다는 점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영종하늘도시의 택지를 공급한 LH(한국주택토지공사)는 제3연륙교 설치비 5000억원을 땅값에 포함해 부지를 매각했다. 경기 김포시에 조성 중인 김포한강신도시도 사정은 비슷하다. 주택업체들은 완공이 지연되고 있는 도시철도사업비로 1조원이 반영된 땅값을 지불하고 부지를 매입했기 때문이다.

LH는 ‘우리도 피해자’라고 맞서고 있다. 기반시설을 계획대로 건립하지 못한 책임은 시행 주체인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 있다는 것이다. 제3연륙교의 경우 국토해양부와 인천시가 이 교량 개통에 따른 경쟁노선의 손실보전을 누가 감당할 것인가를 두고 결론을 내지 못해 착공이 미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