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방송정책 기능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등에 대한 이견으로 정부조직 개편안을 약속했던 14일에 처리하지 못했다. 다음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18일에도 개편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장관 인선 등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새 정부가 출범할 가능성이 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지난 4일부터 7일까지 양당에서 정책위 의장 등 5명씩 참석한 여야 협의체를 운영했다. 새누리당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제출한 개편안의 원안 유지를 요구했고, 민주당은 원안 중 최소 6개 사항을 변경해야 한다고 맞서 논의가 중단됐다.

민주당이 요구한 6개 사항은 △국가청렴위원회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중소기업청 강화 및 금융정책·규제 분리 △방송통신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통상교섭 기능 관련 통상교섭처 신설 또는 외교통상부 형태 유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독립성 보장 △산학협력 기능의 교육과학기술부 존치 등이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의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해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안건조정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건조정위는 여야 3인씩으로 구성된 일종의 신속처리 기구다.

반면 새누리당은 양당 대표 및 원내대표가 4자 회담을 열어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나와서 담판을 지어야 한다”며 “18일에는 개편안을 처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개편안을) 졸속으로 소홀히 준비해 놓고서 여당은 원안만 고수하겠다고 한다”며 “국회가 지나가는 정거장이라는 말인가”라고 했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개편안 협의 방식 등을 논의하기 위한 회담을 했으나 아무런 소득 없이 끝났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