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안전위' 독립기구 유지ㆍ농림축산식품부로의 명칭 변경은 수용할듯

박근혜 정부의 출범 시기를 좌우할 결정적 요소인 정부조직법 처리가 여야 이견으로 진통을 겪으면서 박 당선인이 정부조직법 개정안과 관련해 '양보안'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17부3처17청을 내용으로 하는 정부조직개편안 중 일부에 대해 야당의 반대가 계속되고 있어 새 정부 출범이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12일 현재 여야가 국회에서 협상 중인 정부조직 개편안 중 핵심 쟁점은 ▲농림축산부→농림축산식품부 명칭 변경 및 식품안전위생 기능 부여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 미래창조과학부(이하 미래부) 소속 변경 대신 대통령 직속 독립기구 유지 ▲산학협력 기능 미래부 이관 대신 교육부 존치 ▲방통통신위원회 미래부 이관 대신 독립기구 유지 등이다.

박 당선인은 지금까지 여당 지도부 및 여당 의원들과의 회동 과정에서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 "원안 그대로 통과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당부를 수차례 해왔다.

그러나 박 당선인이 스스로 강조한 대로 15년간 의정생활을 해왔고 야당 당수도 지냈었다는 점에서 집권 여당이 제안한 정부조직개편안이 원안 그대로 통과되리라고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박 당선인이 지난 7일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북핵 3자 회동'을 할 당시 정부조직 개편에 대해 "그동안의 의정 경험과 느낀 점 등을 반영해 만들었다.

이해해 달라"고만 언급한 것은 회동 성격을 감안한 것이긴 하지만 원안만을 고수하지는 않겠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내비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따라서 박 당선인은 우선 '원안위의 독립기구 유지' 주장을 수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내부에서조차 원자력 안전ㆍ규제 기능 약화와 독립성 훼손이라는 야권 및 시민단체 등의 주장에 공감하는 분위기도 적지 않은 기류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잦은 원전 고장과 비리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민의 불안과 우려가 커진 것도 감안해야 할 대목이다.

또 농림축산부의 명칭을 농림축산식품부로 바꾸는 것도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박 당선인은 새누리당 의원들과의 안가 오찬 당시에도 명칭 변경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뜻을 내비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식품안전위생 기능을 새로 농림축산부에 두는 것을 두고는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이 복지부 외청이었던 식품의약품안전청을 국무총리실 소속 식품의약품안전처로 격상한 것은국민의 먹거리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지키겠다는 강한 의지 때문이었는데, 이를 농림축산부에 두는 것은 '의지 약화'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방통위 주요 기능과 교육부 산학협력 기능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을 포기하라는 야당의 주장은 미래창조과학부의 의미를 퇴색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박 당선인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통상 기능의 이관 문제의 경우, 박 당선인의 의지가 워낙 강한 정부조직개편안의 상징처럼 떠올라 새누리당 내부의 일부 이견을 단속하면서 반드시 관철시킨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운영기획위원회의 한 인수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국회의 협상 과정을 지켜볼 뿐 이에 대해서 뭐라고 언급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