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있다. 그중 나는 내가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최고경영자(CEO)라는 사실에 대단히 감사한다. 그 이유는 내가 만일 중소기업 사장이 아니었더라면 나는 지금보다도 훨씬 교만하고 겸손하지 못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달리 일당백 역할을 해야 하는 중소기업 사장은 회사를 살리기 위해서 항상 동분서주해야 한다. 그 와중에 나보다 어리거나 교육 정도가 낮거나 내가 보기에 나보다 좀 못한 것처럼 보이는 사람을 만나도 항상 나를 낮추고 겸손히 그들을 대해야 한다. 개인이 아니라 회사를 위해서 또 회사 직원들의 생계를 책임진 사람으로서 나를 내려놓고 낮춰야 한다. 때로는 ‘내가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고 욱하는 감정이 들 때도 있지만 작은 회사의 사장이기에 작은 사람이 되어 겸손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감사한 마음이 든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인력풀이 단단하지가 않다. 그러다 보니 사장이 내린 결정으로 회사의 여러 상황이 쉽게 달라질 수 있다. 옳은 결정을 할 때는 회사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지만, 잘못된 결정을 할 때는 회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게 된다.

어느 날 문득 우리 회사가 가지고 있는 몇 가지 문제점에 대해 혼자 곰곰이 그 원인을 생각해 봤다. 회사란 모름지기 이런 이런 모양이 되어야 하는데 현재 왜 그렇지 못한가 그 원인이 무엇인가 따져 보니 문제는 바로 나였다. 내 성격의 단점과 회사의 문제가 일치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회사 문제는 바로 내 성격 문제로, 내 잘못된 가치관 때문임을 알게 됐다.

회사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여러 사람이 내 성격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회사 문제를 보니 내가 고치지 않고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회사의 위기 앞에서 먼저 나 자신을 꺾어야 했다. 내가 회사를 경영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인생의 여러 위기를 겪지 않았을 수도 있다. 또한 우리 회사가 중소기업이기에 지금껏 더 많은 위기를 겪었는지도 모른다. 회사의 위기는 그때마다 나를 성찰하게 하고, 회사 위기 앞에서 나는 나를 반성하고 더욱 겸손해진다.

민경숙 < TNmS 대표 min.gs@tnms.tv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