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들을 주무르던 애플의 영향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이 삼성전자에 밀리자 통신사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외신들은 미국 통신사들이 아이폰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주던 보조금을 줄일 계획이라고 29일 보도했다. 통신사들은 그동안 2년 약정가입 조건으로 아이폰 한 대당 400달러가량의 보조금을 줬다. 다른 스마트폰에 주는 보조금 250~300달러보다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앞으로 이런 관행은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국 4위 통신사인 T모바일은 아이폰을 구매하는 사람에게 보조금을 주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T모바일의 움직임에 다른 통신사들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미국 1위 통신사인 버라이존은 “소비자들의 반응을 보겠다”고 밝혔다. 2위 통신사인 AT&T의 랜달 스티븐슨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AT&T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통신사들이 보조금을 주지 않거나 금액을 줄이면 아이폰 대신 삼성전자 등 경쟁사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애플이 통신사뿐만 아니라 부품 공급업체들과의 협상에서도 힘이 약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시장에서의 우월적 지위와 막대한 구매물량을 내세워 막강한 협상력을 행사해왔다.

애플의 협상력이 약해지면 수익성도 나빠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의 매출 총이익률은 44.7%에서 38.6%로 떨어졌다. 삼성전자 등 경쟁사와의 경쟁이 심해져 비용이 늘어난 탓이다.

한편 애플은 4세대 아이패드(아이패드4)의 128기가바이트(GB) 모델을 내놓는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로써 아이패드4는 기존 16GB, 32GB, 64GB 모델까지 합해 4개 모델로 늘었다. 128GB는 100여개의 DVD 영화나 30여개의 블루레이급 영화, 또는 4만여장의 사진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4세대 아이패드 128GB 모델은 다음달 5일부터 애플 온라인스토어, 애플 공인 대리점 등에서 구입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사업이나 업무 용도로서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128GB의 대용량 아이패드를 내놓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태블릿과 울트라북의 장점을 결합해 생산성과 이동성을 동시에 확보한 신개념 PC가 최근 시장에 쏟아지자 애플은 아이패드의 용량을 키우는 방법으로 기업용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전설리/심성미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