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로 빈 사무실이 크게 늘어나면서 서울 오피스빌딩 공실률이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대형 오피스빌딩이 잇따라 공급될 예정이어서 빈 사무실은 더 많아질 전망이다.

18일 오피스투자 전문업체 교보리얼코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의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평균 6.23%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분기에 비해 0.65%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2010년 4분기(7.11%) 이후 가장 높다. 지난해 서울의 공실률은 2분기와 3분기에도 각각 4.87%, 5.58%를 기록하는 등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공실률이 높아지는 것은 강남권 등을 중심으로 신규 공급이 많았던 데 비해 기업들은 경비 절감을 위해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성동 EK타워(연면적 1만8900㎡)와 역삼동 한국고등교육재단빌딩(연면적 1만5300㎡) 등 대형 빌딩이 지난해 말 신규 공급됐다. 서울 도심권에선 서울시청이 지난해 9월 신청사로 이전하면서 서울시청이 임차했던 남대문로 상공회의소빌딩, 을지로 재능빌딩 등에 공실이 생겼다.

작년 3분기 11.55%까지 치솟았던 여의도권의 공실률은 4분기 11.14%로 소폭 하락했다. 대규모 공실이 우려됐던 ‘투(Two) IFC’빌딩에 한국의료재단 등 신규 임차자가 들어오면서 1만1200㎡ 규모의 공실이 해소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교보리얼코는 “현재 바로 옆 ‘스리(Three) IFC’ 전 층이 모두 공실이고 올 7월 연면적 1만6900㎡의 전국경제인연합회관도 신축될 예정이어서 여의도 공실률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교보리얼코는 서울지역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당분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올 1분기에도 동자동 아스테리움서울(18만9000㎡), 상암동 온세텔레콤빌딩(4만9000㎡) 등 연면적 35만6000㎡에 달하는 오피스빌딩 7곳이 공급되기 때문이다. 교보리얼코 관계자는 “공실률은 상승하겠지만 기존 빌딩의 경우 새해 들어 임대료를 최대 3~4%까지 올리는 경우가 있어 기업의 임차비용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