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가 최근 원·엔 환율 급락 움직임에 대해 적극적인 대응 의지를 내비쳤다.

김 총재는 1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 기자회견에서 “향후 큰 폭의 엔화가치 하락 등으로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스무딩 오퍼레이션(환율 미세 조정), 외환 건전성 조치 등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환율 문제에 대해 김 총재가 말을 아낀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만큼 최근 원·엔 환율 급락이 우려할 만한 수준이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지난 11일 원·엔 환율은 2010년 5월 이후 32개월 만에 처음으로 100엔당 1200원 선이 무너졌다.

김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간담회에서도 “변동폭을 완화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은 중앙은행의 기본 책무”라고 말했다. 한은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정부와 공동으로 취할 수 있는 조치로는 선물환 포지션 한도 강화와 외환 건전성 분담금,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등이 거론된다.

김 총재는 “자본시장이 투기적 동기에 의해 움직인다면 정부가 당연히 막아야 한다”며 “환율 수준이 문제가 아니라 변동폭이 지나치게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총재는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발맞춰 통화정책을 운영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금융정책, 재정정책 등은 같이 갈 때 효과적”이라며 “물가를 고려해 가며 (새 정부의 정책과) 최적의 조화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총재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4.0%에 미치지 못하고 있지만 2014년 초반이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