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회복 기대에 힘입어 원화 가치 강세가 이번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은 1050원대 지지력을 시험하는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13일 "당국의 환율 개입 의지와 미국의 국채금리 조정 가능성으로 달러 당 1060원이 버팀목이었지만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가 커져 지난 11일 원·달러 환율이 1050원 대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이 1050원 대에 진입한 것은 1년5개월 만이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올 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금리를 동결해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것도 원화 강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국채수익률 상승세도 원화 강세를 부추겼다. 정 팀장은 "미국 중앙은행(Fed) 내의 일부 관계자들이 양적완화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를 표명하면서 미국 국채수익률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며 "미국 국채수익률 상승세는 원·달러 환율 1060원 하향 돌파 시기를 앞당겼다"고 말했다.

앞으로 당국은 외환시장에서 매수 개입을 지속하겠지만 그 효과는 환율의 하락 속도를 늦추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정 팀장은 "역외시장 참여자들과의 정면 승부에서 당국의 힘이 부치고 있고 해외 위험통화들이 모두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원화 강세를 제한하기엔 명분을 확보하기가 어려울 것" 이라며 "원·달러 환율은 이번주에 1050원 테스트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엔화 가치 약세는 이어져 이번주에 달러당 90엔 선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미국 국채수익률이 재차 오르면서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며 "엔화 약세와 달러 강세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엔·달러 환율은 주중 90엔 선을 넘기고 연중 94엔 대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인지 기자 inj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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