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르면 10일(현지시간) 2기 행정부 재무장관에 잭(제이콥) 류 비서실장을 지명할 예정이라고 미국 언론이 일제히 9일 보도했다.

미국 언론은 백악관 소식통 등을 인용해 오바마 대통령이 의회와의 '재정 절벽(fiscal cliff)' 협상을 마무리하기 위해 예산 전문가인 류 실장을 최종적으로 낙점했다고 전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과 척 헤이글 국방장관에 이어 제이콥 류 실장이 재무장관에 실제 지명되면 미국 행정부의 3대 요직인 국무·국방·재무장관은 모두 백인 남성이 맡게 된다.

류 실장은 빌 클린턴 및 오바마 행정부에서 두 차례나 백악관 예산관리국(OMB)국장을 맡아 예산의 세부 항목까지 꿰뚫는 전문가로 평가된다.

2006~2008년 씨티그룹 이사를 지내기도 했으며 지난해 1월부터 백악관의 안방 살림을 맡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후임으로 류 실장과 함께 재계 인사를 영입하고 내각 구성의 다양성을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흑인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의 케네스 체놀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등도 검토했으나 결국 재정 절벽 협상을 완전히 끝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 백악관과 의회는 새해 벽두 극적 합의를 통해 재정 절벽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으며 국가 예산 자동 감축을 뜻하는 '시퀘스터(sequester)'와 국가 부채 한도 상향조정 협상은 일단 미뤄놓은 상황이다.

공화당은 예산 삭감 및 채무 상한 재조정, 각종 공제 혜택 개혁 등을 연계해 협상한다는 입장인 반면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들 현안을 분리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강의영 특파원 keykey@yna.co.kr